독일 정부, '인간 가스실 실험' 자동차업계 강력 비판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인간 가스실 실험'을 한 것이 밝혀진 것과 관련, 독일 정부는 이들 업체를 강력히 비판했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슈미트 독일 교통부장관은 "가스 흡입 실험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다시 자동차 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가스 흡입 실험을 한 것이 드러난 데 이어, 인간을 대상으로까지 실험한 것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폴크스바겐과 다임러, BMW 등 자동차 업체들이 자금을 대 만든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은 독일 아헨공대에 의뢰해 인체 대상 배출가스 유해실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EUGT의 대외비 내부문서 '2012~2015년 활동보고서'에는 "질소산화물 단기간 흡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자문위원회 권고를 받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EUGT는 당시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에 의뢰해 4주 간 '건강하고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1주 1회, 3시간씩 다양한 농도로 질소산화물을 흡입한 뒤 건강을 점검하는 실험을 했다. EUGT는 실험 결과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아헨공대 실험 책임자는 일간 슈투트가르트차이퉁(StZ)에 "질소산화물은 디젤차 배출 오염물질의 일부에 불과하며, 배출가스는 실생활에서 노인과 아동, 임신부 등 다양한 계층이 장기적으로 흡입한다"면서 따라서 이런 류의 소규모 연구결과를 근거로 전체 인구에게 무해한 수준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인 LRRI가 EUGT의 의뢰로 기밀실에 원숭이 10마리를 가둬 놓고 하루 4시간씩 자동차 배출가스를 맡도록 하는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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