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만간 권력구조 개편 자체 방안 내놓기로(종합)
연찬회서 장영수 교수 특강…"결국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
홍준표 "당내 백가쟁명식 논의 부적절"…개헌 관련 '내부 단속'
(고양=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은 29일 2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이 될 개헌 문제와 관련, 이른 시일 내 권력구조 개편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의 개헌안 발의를 압박함에 따라 개헌이 2월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행동 통일'을 위해 미리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해 놓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은 이날 고양시 일산동구의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의원 연찬회를 열어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의 개헌 관련 특강을 들은 뒤 소속 의원들끼리 비공개 토론을 갖고 이같이 결론지었다.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결국 개헌의 핵심 포인트는 제왕적 통제의 폐해를 줄이는 권력구조 분산인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 당만의 구체적인 안을 갖고 있어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년 대통령 단임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빨리 개편안을 마련해 국민에게 알리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정도까지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현재 여권의 개헌 방안을 '관제 개헌'이라고 비난하면서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불가, 개헌 시 제왕적 대통령제 개편 등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합치된 의견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날 특강에 나선 장 교수는 이번 개헌의 핵심은 여권이 주장하는 기본권·지방분권 강화가 아닌 '권력구조 개편'이라고 역설했다.
장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초 개헌 얘기는 블랙홀이라며 안 된다고 단칼에 잘랐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하자고 얘기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작 개헌의 핵심인 권력구조 얘기는 안 한다. 그냥 기본권과 지방분권을 강화하자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은 제왕적 대통령이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대통령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인물들도 결국 이해관계를 같이하게 되고 하나의 카르텔을 만드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이야기처럼 단순하게 대통령 권한의 일부를 축소한다고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여권 중심의 개헌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당의 결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 아래 내부 단속에도 주력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연찬회 인사말에서 "개헌은 당의 집약된 의사가 국민 앞에 제시돼야 한다"며 "개헌 문제에 대해 개인의 의견을 당의 의견인 것처럼 백가쟁명식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태옥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왕적 4년 중임제가 좋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그 연장 선상에서 자신들의 장기집권을 위해 개헌을 철저히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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