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리아에 최첨단 S-400 방공미사일 포대 증파

입력 2018-01-29 15:10
러시아, 시리아에 최첨단 S-400 방공미사일 포대 증파

4개 포대 급파, 공군ㆍ해군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과 때맞춰

드론 공격에 '무용지물' 비난, 정확한 증파 이유는 확인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최근 시리아 내 러시아 공군기지와 해군 보급기지를 노린 드론 공격이 잇따른 것과 때를 맞춰 러시아가 시리아에 최첨단 S-400 '트리움프' 방공미사일 포대를 증파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관영 해외 방송 채널인 RT, 밀리터리 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시리아 서부 라카티아주의 흐메이밈 공군기지와 지중해에 면한 타르투스 해군기지에 각각 2개의 S-400 포대를 증파했다.

RT는 흐메이밈 기지 배치용 S-400 미사일 체계가 수송기편으로, 타르투스 기지 배치용 나머지 2개 포대가 수송선으로 각각 현지에 하역되는 동영상을 보도했다. 그러나 정확한 반입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도 이 미사일 포대의 최종 배치지와 어떤 표적을 겨냥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시리아 등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도 러시아의 이번 미사일 증파에 대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우방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 반군 세력에 붕괴할 위기에 내몰리자 2015년 군사 개입하면서 S-400 체계를 들여와 운영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S-400 등 방공미사일을 얼마나 운영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SA-21 '그라울러'로도 알려진 S-400은 현존하는 장거리 방공미사일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에서부터 B-2 폭격기 F-35 전투기 등 레이더에 거의 걸리지 않는 스텔스기와 전술탄도미사일까지 파괴할 수 있다.

한꺼번에 100개의 공중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동시에 3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이 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마하 12로 2007년 실전 배치됐다.

S-400 1개 포대엔 보통 8대의 이동식발사 차량(TEL)이 포함되며 1개 발사 차량엔 4개의 발사관이 설치돼 있다. 1개 발사관엔 장거리 미사일 1기, 단거리 미사일 4기가 장착될 수 있다. 통상 1개 포대가 32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운용하는 셈이다.

공교롭게 시리아의 가장 큰 적대세력이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인 터키도 50억 달러(5조3천270억 원) 규모의 S-400 4개 포대를 러시아로부터 내년까지 도입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해 미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지난달 31일 밤 흐메이밈 공군기지와 타르투스 기지가 세 차례에 걸쳐 사제드론 공격을 받아 사망자 두 명 등 모두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이 공격으로 최소 6대의 공군기가 피해를 봤다고 미 일간 월스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 공격은 판시르(Pantsir)와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등 가공할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춘 러시아의 공군기지를 뚫고 공격에 성공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당시 공격이 박격포에 의한 것으로 항공기 피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 싱크탱크 캐스트(CAST) 러슬란 푸코프 국장은 "러시아 무기는 대규모 지상전에 적합하다"면서 "드론은 레이더로 보이지 않으며, 적외선으로 항공기가 지나간 자리(항적)도 드러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그러나 러시아가 추가 드론 공격에 대비해 S-400을 도입했는지 아니면 미군이 시리아에서 작전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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