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도 '미투'…현직 여검사, '前간부 성추행·인사불이익' 주장

입력 2018-01-29 11:47
검찰도 '미투'…현직 여검사, '前간부 성추행·인사불이익' 주장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Me Too' 언급하며 폭로 글 게시

지목된 전직 간부 "경위 파악 중…불이익은 사실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현직 여검사가 검사장 출신의 법무·검찰 전직 고위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지방의 한 지청 소속 A 검사는 이날 오전 9시 내부통신망 '이프로스(e-Pros)'에 올린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과 첨부 문서를 통해 약 8년 전 자신의 피해 사례를 주장했다.

A 검사는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B 검사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소속 검찰청 간부를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됐지만, B 검사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뒤 원치 않는 인사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 검사는 "인사 발령의 배후에는 B 검사가 있다는 것을, 성추행 사실을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C가 앞장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너무나 부당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많은 사람이 말렸다"며 "저는 그저 제 무능을 탓하며 입 다물고 근무하는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10년 전 한 흑인 여성의 작은 외침이었던 Me Too 운동이 전 세상을 울리는 큰 경종이 되는 것을 보면서…(중략) 미래의 범죄에 용기는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간절함으로 이렇게 힘겹게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전직 간부 B씨는 이날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기억하지 못해 당시 동석자들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다만 그 일과 관련해 사과 요구를 받은 일은 없으며 해당 검사에 대해 불이익을 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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