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도사린 위험…경기도 목욕·찜질방 33% '소방 불량'

입력 2018-01-29 11:30
곳곳 도사린 위험…경기도 목욕·찜질방 33% '소방 불량'

요양병원·요양원 20%도 소방시설 미흡…방독면 지원 검토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의 위험이 경기도 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목욕·찜질방 3곳 중 한 곳, 요양병원·요양원 10곳 중 2곳의 소방시설 및 안전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재난안전본부는 지난달 21일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 같은 달 2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목욕탕·찜질방이 있는 복합건축물 1천576곳에 대한 점검을 벌였다.

3층 이상 또는 지하층에 있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889곳도 소방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점검 결과 제천 화재 발생 스포츠센터 건물처럼 목욕장과 찜질방이 있는 도내 복합건축물 1천576곳 중 33.1%인 522곳에서 786건의 각종 문제점이 적발됐다.

적발된 불량 내용은 소방안전관리자 미선임, 소방시설 고장·방치, 피난 장애, 불법구조 변경 등이었다.

재난안전본부는 적발된 사안 중 460건에 대해 조치명령하고, 98건은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 또 91건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나머지 137건은 현지에서 시정하도록 했다.

889곳을 대상으로 한 요양병원과 요양원 점검에서도 20.9%인 186곳에서 281건의 각종 화재 관련 미흡 사항이 적발됐다.

170건은 조치명령, 28건은 기관통보, 17건은 과태료를 부과했고, 1건에 대해서는 관계자를 입건했으며 65건은 현장에서 시정하도록 했다.

재난안전본부는 이번 점검 결과 피난 장애물, 비상구·방화문 훼손 등 고질적인 불법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요양병원 등 거동불편자 수용시설은 재난 초기 인명대피 및 구조 등 현실적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뿐만 아니라 필로티와 창문이 없는 층 등 구조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건축물이 산재한다고 덧붙였다.

도 재난안전본부는 이에 따라 화재 취약 건축물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정확한 실태조사를 한 뒤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고질적인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소방시설 등에 대해 불시·반복 단속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거동불편자 수용시설에 대해서는 현재 67%에 불과한 스프링클러 설치를 조기에 완료하도록 하고, 대피공간 및 피난 다리 설치를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 사례처럼 1·2층에만 해당 시설이 들어서도록 하는 식의 설치 층수 제한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도는 아울러 화재 발생 시 사망 원인 1위인 연기 질식사(2017년 기준 화재 관련 사망자의 70%) 예방을 위해 올해 71억원을 들여 피난 약자 수용시설 5천911곳(산후조리원 203곳, 노인 등 노약자시설 5천708곳)에 개소당 20개씩의 방독면(간이호흡기구) 보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방독면 보급 방침이 확정되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올 추경에 예산을 반영해 하반기 보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저소득층 이용시설 5천855곳(고시원 2천22곳, 여관 및 여인숙 3천833곳)에도 35억여원을 들여 개소당 10개씩 방독면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상 보급에 문제가 없는지, 보관장소 및 접근성과 방독면의 사용 가능 연수 등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사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도의 이번 소방시설 특별 점검에는 소방관과 지자체 공무원, 시민단체 회원, 건축 전문가 등 279개 반 889명이 참여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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