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 설립자 캄프라드 별세…향년 91세(종합)
17세 창업…'자가조립용 상자' 고안해 세계적 업체로
극우단체 활동 이력·세금 회피 의도 등으로 논란도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박대한 기자 = 세계적인 조립식 가구업체인 이케아(IKEA) 창립자인 잉그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고문이 지난 27일 사망했다고 현지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향년 91세.
이케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캄프라드 고문이 27일 스웨덴 남부의 스몰란드에 있는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캄프라드 고문은 스웨덴 업계에 많은 업적을 남긴 독특한 인물이었고,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집에 가구를 마련하도록 했던 인물"이라고 애도했다.
캄프라드 고문은 지난 1926년 스웨덴의 스몰란드에서 태어나 17세인 1943년에 이케아를 설립했다.
이케아는 잉그바르의 I, 캄프라드의 K, 그가 자랐던 가족 농장인 엘름타뤼드(Elmtaryd)의 E, 가족농장이 있던 지역인 아군나뤼드(Agunnaryd)의 A를 따 지은 사명이다.
5세 때 이미 이웃들에게 성냥을 팔기 시작했던 캄프라드 고문은 곧 씨앗과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품, 연필, 볼펜 등으로 물품목록을 다양화했다.
캄프라드 고문과 이케아가 결정적인 기회를 찾게 된 것은 13년 뒤인 1956년이다. '플랫 팩(납작한 상자에 부품을 넣어서 파는 자가 조립용 가구)'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만든 것이다.
캄프라드 고문은 한 종업원이 고객 차에 테이블을 실으려고 다리를 분리하는 것을 보고는 이 같은 방식이 운송이나 저장, 유통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승승장구한 이케아는 전 세계 도시 외곽에 창고형 점포 400여개를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10억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고객이 직접 조립하도록 해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이케아의 컨셉은 전 세계 점포에서 알맞은 가격에 가정용 가구를 제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스위스의 경제전문지 '빌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캄프라드 고문의 재산은 373억 유로(약 48조 5천억원)에 달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캄프라드 고문은 그러나 검소한 삶을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오래된 차를 몰았고, 직원들에게 종이의 양면을 모두 사용하도록 했다. 가장 싼 가격에 채소를 구매하기 위해 가게가 문을 닫기 직전에 들르는 것도 유명하다.
그는 논란이 많은 인물이기도 하다.
1940년대 유럽 내 파시스트 정당을 지지한 극우단체인 '새 스웨덴 운동(New Swedish Movement)'에 가입해 활동한 전력으로 나중에 사과를 하기도 했다.
캄프라드 고문은 주로 스위스에서 살았는데, 스웨덴의 높은 소득세율을 피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캄프라드 고문은 지난 2013년 이케아 그룹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조언자 역할은 계속해왔다.
그의 세 아들인 페터와 요나스, 마티아스가 여러 이케아 기업체들의 이사회에 속해 있지만 이들 가문은 더는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지는 않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