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브렉시트 재투표' 여론…찬성이 반대 앞질러

입력 2018-01-28 16:15
커지는 '브렉시트 재투표' 여론…찬성이 반대 앞질러

제2국민투표 놓고 5천명 설문조사…찬성 47%, 반대 34%

재투표시 51% "EU 잔류에 투표하겠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23일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 52%, 반대 48%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그러나 국민투표 이후에도 브렉시트 반대파를 중심으로 EU에 남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는 데다 최근에는 찬성파 중에서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다시 한 번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이 여론조사업체 ICM과 함께 이달 중순 영국인 5천7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47%는 EU와의 협상 결과를 놓고 다시 한 번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전체의 34%는 제2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별다른 견해를 보이지 않은 20% 가량을 제외하고 보면 제2 국민투표 찬성과 반대 비율은 58%와 42%로 찬성 쪽이 16%포인트 높았다.

만약 재투표가 실시된다면 어느 쪽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51%는 'EU 잔류'를, 49%는 'EU 탈퇴'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3%는 EU를 떠나면 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과반을 조금 넘는 이들은 브렉시트가 '영국인들의 삶의 방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여론조사 결과 인구학적 분할은 더 명확해져 젊은 층에서는 EU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이 이전과 비교하면 17%포인트 더 많아졌고,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떠나야 한다'는 의견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지리적인 격차도 더 벌어져 스코틀랜드 지역의 유권자들은 남아야 한다는 응답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웨일스나 잉글랜드 중부지방에서는 떠나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나라가 여전히 둘로 나누어져 있고 양측 모두 그들의 입장을 강화하고 있어 또다시 투표가 있더라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전까지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브렉시트 찬반 진영 모두에서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반 브렉시트 입장을 보여온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제2의 국민투표나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친 브렉시트 대표주자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전 대표 역시 블레어 전 총리와 같은 EU 잔류파들을 침묵시키기 위해서라도 2차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U는 이미 공개적으로 영국이 마음을 바꿀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달 중순 의회 연설에서 EU는 영국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데 대해 열려있다며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번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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