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야 또 보자'…173만명 찾은 화천산천어축제 폐막(종합)

입력 2018-01-28 17:38
'산천어야 또 보자'…173만명 찾은 화천산천어축제 폐막(종합)

23일간 역대 최다 관광객 집계…축제장 내 수입 50억 육박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 주력…다양한 스토리텔링 지속 추진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선정된 '2018 산천어축제'가 23일간 일정을 마치고 28일 오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축제 마지막 날을 맞았지만, 화천읍 화천천에 마련된 축제장에는 '산천어' 손맛을 보려는 관광객 7만7천여명의 열기로 가득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날씨에도 축제 메인 프로그램인 얼음 낚시터는 일찌감치 인파로 채워졌다.

2㎞가량 펼쳐진 화천천 얼음벌판에는 2만여 개 구멍마다 낚싯대를 드리운 관광객이 마지막 축제풍경을 연출했다.

축제 기간 영하 20도를 웃도는 강력한 한파가 몰아쳤지만, 산천어축제 열기를 꺾지 못했다.

개막 첫날인 6일 약 13만명이 몰린 것을 시작으로 13일에는 역대 하루 최다 관람객인 22만명이 방문해 겨울 축제를 즐겼다.

화천군은 23일간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173만명의 관광객이 산천어축제를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15회째를 맞는 축제 역사상 가장 많은 관광객 수이다.

지금까지 관광객이 가장 많았던 해는 지난해로 모두 156만명이 방문했다.



2만7천명에 불과한 최전방 산골 마을에서 치러지는 겨울 축제는 12년 연속 관광객 100만 명이 넘는 '흥행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 첫 축제가 열린 이후 2006년(103만명)부터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 수는 축제를 위해 마련한 주차장이나 공터 등에 주차한 차량에 인원수를 곱해서 산정한다.

특히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해 세계적인 축제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1만여명의 수준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관광객이 늘어나자 올해 축제장에 투입한 산천어도 예정물량(160t)을 초과해 15t 가량 더 방류했다.

낚시체험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산천어 맨손 잡기 체험은 또 하나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반소매, 반바지 차림의 관광객이 얼음물에 들어가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산천어를 낚는 체험은 주말 하루 400여 명의 참가자를 불러모았다.

축제 기간 창작썰매 경연대회, 핀란드 산타 마을 초청 이벤트 등 스토리텔링을 강화한 체험행사도 관광객 발길을 붙잡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21일 축제장에 펼쳐진 성화봉송 이벤트는 축제장 열기는 더 뜨겁게 만들었다.



산천어축제는 올해 늘어난 관광객 수 만큼이나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남겼다.

축제 자체 수입이 지난해 축제보다 36% 증가했다.

축제를 준비한 재단법인 나라의 지난해 수익금이 20억6천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25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축제장 내 사회단체가 운영한 매점, 푸드트럭, 회센터, 구이 터, 면세점, 농특산물 판매장 등에서 18억이 넘는 수익을 내 모두 50억이 넘는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화천군은 추산했다.

축제 기간 유통된 화천사랑상품권과 시내 상가 수입금은 제외된 것이다.

화천군은 역대 처음으로 직접경제효과가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올해 축제는 야간 이벤트를 강화해 실질적인 지역 경기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광객을 화천읍 도심으로 유도하고자 화천읍 도심 거리 중앙로에 2만7천여 개의 등(燈)을 내걸고 밤에 불을 밝혔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에 맞춰 '차 없는 거리' 이벤트를 열고, 산천어 밤낚시로 지역에서 숙박하도록 유도했다.

밤낚시는 지역에서 숙박하면 무료입장권을 나눠주었고, 실제로 이용객 10명 중 7명이 화천에서 숙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에는 평균 1천명∼1천500명, 평일에는 500명∼1천명이 찾아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

축제에 쓰인 상품권은 경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축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절반가량을 농특산물 상품권이나 화천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 주었다.

관광객에게는 절반 가격에 축제를 즐긴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됐고, 주민에게는 농한기 소득 증가로 미소를 짓게 했다.

자금의 외부 유출을 막고, 지역 내 현금 유동성을 크게 늘려 지역상권을 활성화하자는 본래 축제 취지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천어축제는 12년 전인 2006년 국내 첫 상품권을 도입한 이후 2014년에 정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을 통해 흑자축제로 인정받았다.

성공축제 밑거름에는 주민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자원봉사자와 주말을 반납한 공무원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화천읍 축제장으로 향하는 협소한 도로는 세계적인 축제 명성에 걸맞지 않아 시급하게 해결해야 과제다.

산천어축제는 5년 연속 대표축제로 선정돼 내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글로벌 육성축제' 지정을 앞두고 있다.

올해 산천어축제는 이날 오후 축제장 얼곰이성 특설무대에서 자동차 경품추첨에 이어 폐막식, 불꽃놀이로 마무리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관광객 수도 중요하지만, 침체한 지역 경기를 끌어올리는 축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며 "성공적인 축제가 되도록 지원해준 주민과 관광객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축제와 연계한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