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고 수도관 터지고…춥고 건조한 날씨에 사고 잇따라(종합2보)
서울 곳곳서 화재·동파 사고…7~8일째 건조·한파 특보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연일 한낮 기온마저 영하를 밑도는 강추위가 이어지고 대기까지 건조해 서울에서는 크고 작은 화재와 동파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는 지난 22일부터 8일째 한파특보가, 또 23일부터 일주일째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2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7분께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15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나 연기를 들이마신 주민 3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이 난 14층 집에 있던 구모(64)씨와 아내, 구씨의 어머니 김모(91)씨 등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김씨는 끝내 숨졌다. 구씨와 아내는 맥박은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불길은 오후 8시 13분께 잡혔으며, 불이 나자 아파트 주민들이 추위 속에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30분께 화재원인 감식을 시도했으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날이 밝은 뒤 오전 11시께 한국전력공사 등과 함께 합동 정밀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오후 7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한 24층짜리 아파트 10층에서도 불이 났다가 30여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주민 7명이 연기를 마셔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실려 갔고 주민 6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 관계자는 "심하게 다친 사람은 없었으며, 화재원인과 재산 피해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4시 43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로의 한 호프집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약 6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호프집에 있던 손님 8명이 대피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호프집 주방에 설치된 다중콘센트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성동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는 휴대용 부탄가스가 폭발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건물 4층에 살던 A(49·여) 씨가 손등에 1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건물 계단 3개 층의 창문이 깨지는 등 총 25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건물 벽에 설치된 수도 계량기를 이동식 가스히터로 녹이던 중 불이 나면서 내부에 있던 부탄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후 6시 30분께 성동구 성수동의 한 지하 인쇄업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30분 만에 꺼졌다. 에어컨과 전기배선 등이 불에 탔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후 10시 5분께 강서구 마곡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사무용으로 쓰이는 컨테이너에 불이 나 약 20분 만에 꺼졌다.
당시 컨테이너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소방서 측은 전했다. 하지만 컨테이너 1개 동이 다 타면서 52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혹한의 날씨에 동파 사고도 잇따랐다.
28일 오후 4시 46분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지하철 9호선 가양역에서 스프링클러 배관이 혹한에 얼어 터졌다.
스프링클러 배관은 역사 지하 1층 천장에 설치된 것으로, 한동안 천장에서 바닥으로 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지하철 이용객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신고를 받고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밸브를 잠그고 바닥에 쏟아진 물이 얼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어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에서는 3호선 상행선 2-1 탑승구 앞에서 스프링클러 배관이 터져 천장에서 바닥으로 물이 쏟아졌다.
이 때문에 지하철 이용객들이 30여 분간 불편을 겪었고, 오후 6시께 복구가 완료됐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5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총 599건의 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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