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인·여행객 한마음 한국 응원…"잘하는데 골 안 나 답답"

입력 2018-01-28 01:33
터키인·여행객 한마음 한국 응원…"잘하는데 골 안 나 답답"

한국·몰도바전 현장 분위기…"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승리해서 다행"



(안탈리아<터키>=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27일(현지시간) 한국 국가대표팀과 몰도바의 평가전(친선경기)이 열린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는 현지 주민과 한국인 여행자 등 150명 가량이 경기를 지켜봤다.

안탈리아는 주 전체를 합쳐도 한인이 10명 정도만 거주하는 지역인 데다 경기가 열린 마르단 스타디움이 도심으로부터 떨어진 농업지역에 있어 일반 관중이 많지 않았다.

박용덕 터키한인회 총연합회장은 "가까운 지역에 한인이 많지 않아 응원단을 만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안탈리아를 찾은 한국인 여행객 수십명과 현지 청소년 축구클럽 등 관중은 한마음으로 한국팀을 응원했다.



전반에는 지지부진한 경기 운영에 대체로 아쉬운 반응이 많았다.

안탈리아 지역 청소년 축구클럽 '라라스포르'의 감독인 메흐메트 토플라크(42)씨는 "한국이 몰도바보다 훨씬 더 체계적인 경기를 했다"고 칭찬하면서도, "전반 내내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토플라크 감독은 한국에서 유명한 셰놀 기네시가 안탈리아 스포르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이 팀에서 리베로로 활약했다고 귀띔했다.

라라스포르의 골키퍼 램제이(16)는 "터키가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해 속상하지만, 대신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서 지인들과 안탈리아로 여행을 왔다고 밝힌 정모(52)씨는 "우연히 국가대표선수들과 같은 호텔에서 묵게 돼 여행일정을 잠시 중단하고 응원하러 왔다"고 말했다.

후반들어 선수들의 움직임이 살아나자 응원소리도 높아졌다.

김신욱(전북)의 헤딩이 득점으로 연결된 후에는 '대한민국'을 외치며 박수응원도 나왔다.



경기 후 관중과 관계자들은 경기 내용에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올해 첫 국가대항경기에서 승리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소수 관중 속에서도 선수들은 월드컵호의 막차를 타고자 최선을 다한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풀타임을 소화한 이찬동(제주)은 후반전 허벅지 경련으로 절뚝거리면서도 투지를 잃지 않았다.

축구선수 에이전트 윤모씨는 "연초라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지 않은 데다 서로 처음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이 많아 잘 맞지 않는 모습이 자주 보였고, 대부분 케이리그 선수들끼리 뛰었기 때문에 서로 서먹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면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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