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초의회 4인 선거구제 도입될까…정의당, 도입 총력전
소수정당 의회 진입 위한 선결 조건…"선거로 민심 반영해야"
서울시 선거구획정안에 민주당·한국당 반대해 난항 예상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6·13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의당이 이번 기초의원 선거에서 기존의 2∼3인 선거구제를 2∼4인 선거구제로 확대 개편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의당은 일부 지역구 조정으로 4인 선거구제가 도입될 경우 자당 후보의 의회 진입이 대거 늘 것으로 보고 당 지도부부터 당원까지 모두 나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우선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곳은 서울시 지역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구의원 선거의 2인 선거구를 111곳에서 36곳으로, 3인 선거구를 48곳에서 46곳으로 각각 줄이는 대신 단 한 곳도 없던 4인 선거구를 38곳으로 대폭 늘리는 안을 내놨다.
이는 지역구 의원 정수를 2∼4인으로 규정한 공직선거법의 틀 안에서 중대선거구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전향적인 안으로, 정의당 등 소수정당과 시민사회단체의 환영을 받았다.
특히 정의당은 이 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현재 정당 지지율이 5% 안팎에 이르는데도 서울시 25개구 구의원 419명 가운데 자당 의원이 구로구의회 김희서 의원 단 1명(0.2%)에 그치는 '괴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안이 확정되기까지 거쳐야 할 난관이 만만치 않다.
서울시 선거구획정위는 최근까지 공청회를 열고 각 정당 시당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했으며, 다음 달 1일 회의를 열어 기존 안을 유지할지 변경할지 토론할 계획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서울시당은 4인 선거구제가 소수정당에 유리할 수 있으나, 오히려 정치 신인의 의회 진입을 막고 개별 의원의 지역 대표성을 반감시키는 부작용도 있다고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구획정위가 기존 안을 유지하더라도 서울시의회에 조례안으로 상정해 의결해야 하는데, 서울시의회 의원 106명 가운데 대다수인 97명이 양대 정당 소속인 점을 고려하면 통과가 난망하다.
이에 정의당은 '촛불 혁명'을 완성하는 정치개혁 부문의 핵심 과제는 민심을 있는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선거구제 개편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4인 선거구제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간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실현에 힘을 보태온 정의당도 이번만큼은 한국당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전 대표는 앞서 지난 25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지방의회에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고 이것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주당의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최석 대변인은 이튿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기초의회 선거구 개혁을 거부하는 것은 권력 유지에만 골몰하는 1차원적인 정치집단이라는 사실을 국민 앞에 선포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대여(對與)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정미 대표도 4인 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는 한편, 추 대표와의 면담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이 이처럼 사활을 걸고 있는 데다 원내 소수정당인 민중당과 정치개혁 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도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서울시의회 점거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의당 신장식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선거구 획정은 민주당 마음먹기 나름"이라며 "민주당에 지방의회의 비례성과 다양성 확대에 대한 기존의 당론을 지켜달라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가진 파급력이 있는 만큼 서울시 기초의회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독과점을 막아내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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