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현장 한인 "기권 존중…페더러 몸 관리 배웠으면"
가족들, 태극기 들고 응원…멜버른 한인들도 도심서 응원전
(멜버른=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26일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4강전이 열린 멜버른의 경기장을 직접 찾은 한인들은 정현(세계 58위·한국체대)이 부상으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기권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온 형제와 조카 등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멜버른 교민 김기윤(43) 씨는 "큰 기대를 하고 온 것은 사실이지만 정현 선수가 초반부터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해 걱정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그러나 아쉽기는 해도 "앞으로 길게 봐야 하고 몸을 소중히 해야 하는 운동선수"라며 정현의 결정이 옳았다고 옹호했다.
김 씨는 또 "나는 물론 정현을 응원했지만, 상대인 로저 페더러(36)의 팬"이라고 털어놓고는 "젊은 정현 선수로서는 페더러로부터 '자기 몸 관리'를 배워야 다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에서 일부러 아들 시운(11) 군과 경기를 보러 온 '열렬한 테니스 팬' 김수진(41) 씨는 "페더러와 만났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며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관람으로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직접 현장에서 봤다는 김 씨는 "자신이 더 힘들었고 괴로웠을 것"이라며 "이 정도면 대단하며 더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다. 다음에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두 가족 모두 태극기를 들고 와 응원전을 폈다.
멜버른의 한인회와 젊은이들도 이날 각각 한인회관과 번화가 광장인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 응원에 나섰다.
멜버른 한인회의 이현주 회장은 "우리가 사는 멜버른을 세상에 더 많이 알려줘 반갑고 고맙다"며 정현 선수 측에 리셉션을 열어주고 싶다는 제안을 했으며 앞으로 매년 호주오픈에 참석하는 선수들을 같은 형식으로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주호주 한국대사관 멜버른 분관(김성효 총영사)은 이날 민주평통 멜버른 지회 회원들과 함께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 평창올림픽 홍보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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