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력 야권 인사 나발니 대선 출마 끝내 좌절
"대법원·헌법재판소 모두 후보 등록 거부 선관위 결정 인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오는 3월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온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입후보가 끝내 좌절됐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대법원 최고심의기구는 26일(현지시간) "판사들이 지난 22일 (나발니 측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발니 측은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등록 거부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대법원이 거듭 기각하자 최고심의기구에 상소했었다.
러시아 헌법재판소도 지난 19일 중앙선관위의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나발니가 제기한 청구를 심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나발니는 대선 출마 승인 결정을 얻어내기 위한 자국 내 법적 절차를 모두 거쳤지만, 목표를 이루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말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나발니가 제출한 대선 후보 등록서류를 검토한 뒤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그의 횡령죄를 이유로 등록을 거부했다.
나발니는 2009년 키로프주(州) 주 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 정부 산하 산림 벌채 및 목재 가공 기업 소유의 목재 제품 1천600만 루블(당시 환율로 약 5억6천만 원) 어치를 빼돌려 유용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에게 5년 징역형에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나발니는 그러나 유죄판결이 정략적 판결이었을 뿐만 아니라, 헌법상 징역형을 사는 사람만 대선에 출마할 수 없고 자신은 집행유예 상태여서 입후보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변호사 출신 반부패 운동가에서 대표적 야권 정치지도자로 변신한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대선에서 그나마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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