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톱10 가능성, 페더러와 조코비치도 인정했다

입력 2018-01-26 19:19
정현 톱10 가능성, 페더러와 조코비치도 인정했다

29일 발표 예정인 ATP 세계랭킹 30위 진입 확실시

정현 돌풍 잠재운 페더러 "실력이나 정신력 모두 톱10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정현(58위·한국체대)의 꿈 같았던 행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라는 거대한 산에 가로막혀 끝났다.

그러나 정현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보여준 기량은 향후 세계랭킹 10위권에 충분히 진입할 거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정현은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페더러에게 2세트 도중 기권패 했다.

페더러는 역시 '테니스 황제'다웠다. 정현은 페더러의 날카로운 서브와 한 손 백핸드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페더러와 처음 상대한 정현은 페더러가 지닌 여러 무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완패했다.

대신 정현은 호주오픈 4강을 통해 랭킹을 크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남자프로테니스(ATP)는 호주오픈이 끝난 뒤 29일 새로운 세계랭킹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 앞서 포인트 857점으로 세계 58위였던 정현은 메이저대회 4강 진출 한 번으로 720점을 얻었다.

ATP 랭킹은 최근 1년 동안 쌓은 점수를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다. 얻은 지 1년이 지난 점수는 소멸한다.

대회가 끝나면 정현의 세계랭킹은 30위 안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세운 자신의 최고 랭킹 44위를 깨는 것은 물론이고, 이형택(은퇴)이 보유한 역대 한국 선수 최고 랭킹 36위까지 경신하게 된다.

올해 첫 번째 메이저대회를 마친 정현은 향후 남자테니스를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로 자리했다.

정현은 30위 진입에 만족하지 않고 더 먼 곳을 바라본다.



첫 번째 단계는 '아시아 톱랭커'다.

현재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은 건 니시코리 게이(24위·일본)다.

부상 때문에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못한 니시코리는 당분간 포인트를 쌓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현이 투어 대회에서 조금만 더 성과를 내면 니시코리를 앞지르는 건 어렵지 않다.

그다음은 톱10 진입이다.

살아있는 테니스 전설은 입을 모아 정현의 10위권 진입을 예상한다.

정현에게 16강전에서 패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는 "의심할 여지 없이 1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페더러 역시 기권승을 거둔 뒤 "정현이 대회 기간 보여준 실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톱10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이 톱10에 이름을 올릴 만큼 성장하면, 니시코리가 2015년 4월 세운 4위까지 노려볼만하다.

22세 정현의 '위대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