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앱 대화상대가 AI… 중국서 AIㆍ로봇 활용사기 잇따라

입력 2018-01-26 19:06
데이트앱 대화상대가 AI… 중국서 AIㆍ로봇 활용사기 잇따라

인간 대신 노동력 활용 늘어 실업 우려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이용한 기발한 사기나 범법 행각이 잇따라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공안(경찰)은 최근 젊은이들에게 만남이나 대화를 주선해 주는 스마트폰 데이트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을 대규모로 단속했다.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상당수 업체가 AI를 이용해 데이트 앱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돈을 내고 앱을 이용하는 고객은 다른 이성과 대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은 AI가 대화에 응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기 행각으로 수십만 명의 고객이 피해를 봤으며, 피해액은 10억 위안(약 1천680억원)에 달했다. 중국 공안은 600여 명의 관련자를 체포했다.

중국 남부의 한 남성은 스스로 '로봇 팔'을 만들어 이 로봇 팔이 열차표 구매 사이트에서 쉬지 않고 구매 의향 확인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그 결과 이 남성은 150장 이상의 수요가 많은 열차표를 구매할 수 있었고, 이를 인터넷에서 되팔아 3천 위안(약 50만원)의 이익을 거뒀다.

이러한 행위는 분명 중국에서 불법이지만, 이 남성은 이 로봇 팔을 만드는 데 수개월의 시간과 수천 위안의 돈이 들어갔다고 항변했다.

불법 행위는 아니지만, 상당수 기업에서 로봇으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도 중국인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북부의 한 무인 공장에서는 로봇을 이용해 24시간 쉬지 않고 만두를 만들도록 했다. 중국 최대 택배업체 중 하나인 선퉁(申通·STO)의 스마트 창고에서는 택배 분류 로봇인 쇼황런(小黃人)이 하루 20만 건의 택배를 처리한다.

중국의 군수공장에서도 로봇을 이용해 무기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한 법원은 청사 내에 안내 로봇을 설치했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병원에서는 로봇이 한 여성에게 인공치아를 삽입하는 임플란트 시술에 성공했고, AI 로봇 '샤오이'(小醫)는 지난해 8월 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봇을 이용해 동중국해에서 침몰한 유조선 '상치(Sanchi)호'의 기름 유출 차단에 나서고, 200여 개 유치원에서 로봇을 이용해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 등 긍정적인 사례도 많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이처럼 중국 내에서 AI와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 12가지를 소개하면서, 지난해 한 남성이 자신이 만든 로봇과 결혼하는 등 이제 AI와 로봇이 중국인의 삶 속에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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