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유조선 침몰에 중국·이란·파나마·홍콩 공동조사

입력 2018-01-26 14:16
동중국해 유조선 침몰에 중국·이란·파나마·홍콩 공동조사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동부 해상에서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Sanchi)호'의 기름 유출이 빠르게 확산돼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과 이란·파나마·홍콩 등이 공동 사고조사에 착수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이란, 파나마, 홍콩특별행정구가 전날 공동조사 착수 합의문에 서명했다.

파나마 선적의 이란 유조선 상치호는 13만6천t의 콘덴세이트유를 싣고 이란을 출발해 한국으로 향하다가 이달 6일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홍콩 화물선과 충돌한 후 화재가 발생했으며, 14일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이와 관련, 중국 농업부는 18일 이번 유조선 침몰사고가 중국 어업에 미칠 영향 조사에 나서 사고조사선박 2척을 유조선 침몰 장소로 파견했다.

상치호 침몰 후 빠른 속도로 기름이 유출돼 주변 어장은 물론 심각한 환경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침몰 유조선에서 흘러 나온 콘덴세이트유는 물과 분리하기 어려운 데다 독성이 매우 강해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상치호에 실린 콘덴세이트유는 100만 배럴에 해당하는 양이다.

상치호가 침몰한 일대 해역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어장 중 하나로서, 오징어의 산란 지역이자 참조기와 꽃게의 겨울 서식지이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현재 사고대응팀이 현장에서 바다 표면의 유막 제거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해양생태계 보호와 현지 어민 건강, 생업 보호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창저우대학의 황웨이추 교수는 "바다위의 기름은 농도가 높아 해양생물의 호흡을 막을 뿐아니라 황화물이 들어있어 해양생물에 독이 된다"면서 "주변 어장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쑤(江蘇)해사직업기술학원의 천리쥔 연구원은 법적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할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하지만 중국 최대 어장에 대한 피해 보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 희생자 가족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한 책임은 선박을 운영한 이란국영유조선회사(NITC)가 져야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피해보상 요구 등에 법적으로 장애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민감한 외교 문제 등을 고려해 양국간 관련논의가 긴밀하고 신중하게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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