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매업계 명암…드러그스토어 약진 vs 슈퍼·편의점 부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지난해 소매업태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이 부진했지만 약과 화장품은 물론 일용품과 식품까지 파는 업태인 드러그스토어는 약진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26일 보도했다.
일본체인점협회가 25일 발표한 전국 슈퍼마켓의 기존점포 매출은 지난해 0.9% 줄며 2년 연속 감소했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이 0.5% 줄었다. 식품 부문의 매출 감소는 4년 만이다. 의류는 2.3%, 주거 관련 품목도 2.4% 각각 감소했다.
종합슈퍼 등을 운영하는 이온의 오카자키 소이치 이사는 "드러그스토어나 할인점과 가격으로 경쟁하고 있다. 경쟁에서 절대로 질 수는 없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격렬한 판매경쟁 지속으로 이온은 2016∼2017년에 식품·일상용품 가격을 3차례 인하한 데 이어 지난 17일부터 추가로 100개 품목의 가격을 내렸다.
편의점 성장도 둔화하고 있다. 2017년 편의점 기존점포 매출은 0.3% 줄어들며 3년 만에 마이너스였다. 신규개설점을 더한 모든 점포 기준으로도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븐일레븐 재팬 등이 지난해 잇따라 일용품 가격 인하를 단행했지만, 동종업계 내에서는 물론 드러그스토어 등 다른 업태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존점포 고객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순조로운 업종은 드러그스토어다. 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저가격 지향의 여성이나 시니어 연령층 등을 고객으로 흡수하면서 2016년도까지는 16년 연속 성장했다. 작년에도 대형 드러그스토어 체인 쓰루하홀딩스의 기존점포 매출은 12월까지 9개월 연속 플러스다.
기존 소매업계에서는 인터넷통신 판매와도 경쟁이 심하다. 수도권 식품 슈퍼 이나게야의 나루세 나오토 사장은 "특히 일상용품은 인터넷통신 판매의 영향이 크다"고 소개하면서 경계감을 보였다.
백화점은 고가 명품은 순조롭지만, 지방은 부진하다.
2017년 기존점포 기준 전국매출은 2016년과 비교해 0.1% 늘어나면서 3년 만에 플러스였다. 외국인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판매가 50% 늘어나면서다.
백화점의 주력 매출 품목인 의류가 여름 이후 상승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었고, 주가상승에 의한 자산효과로 고가의 시계나 보석장식품 등 명품도 잘 팔렸다.
그러나 부유층과 외국인관광객으로 붐비는 백화점은 도시부 점포만이다. 백화점 지방점포는 싸늘하다. 2017년은 동북지방이나 간토 지역 등의 8개 점포가 심각한 부진으로 폐점했다.
이 때문에 백화점의 전 점포 기준으로는 4년 연속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보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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