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꼭 봐야죠"…정현 호주오픈 4강전 '본방사수' 열풍

입력 2018-01-25 18:17
"어떻게든 꼭 봐야죠"…정현 호주오픈 4강전 '본방사수' 열풍

"3-0 승리시 술값 20% 할인"…호프집 등 '정현 이벤트'로 고객잡기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한국 테니스의 '떠오르는 샛별' 정현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간 호주오픈 4강전을 '본방사수' 하려는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테니스 불모지에서 태어나 세계 테니스계가 주목하는 '신성(新星)'으로 성장한 정현이 26일 준결승전에서 벌일 페더러와의 한판 대결은 스포츠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대형 이벤트다.

특히 경기가 직장인들이 퇴근할 무렵인 오후 5시 30분에 시작돼 역사적인 경기를 실시간 중계로 챙겨보며 '불금'을 보내겠다는 팬들의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다.

직장인 팬들은 퇴근 시간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뉜다.

친한 동료들과 함께 회사 근처 호프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즐기며 관전하겠다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그때까지도 사무실에 있어야 한다는 팬들은 인터넷 중계로라도 경기를 챙겨 볼 계획이다.

회사원 최 모(41) 씨는 "최대한 일을 일찍 끝내고 동료 2명과 함께 회사 근처 여의도 호프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큰 화면으로 경기를 볼 예정"이라며 "정현이 '테니스 황제'를 꺾고 '신화'를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26일 예정된 팀 회식 장소가 이번 경기로 호프집으로 바뀌었다는 정 모(37) 씨는 "'불금'에 회식이 잡혀 이게 뭔가 싶었는데 정현이 4강에 올라가는 바람에 오히려 즐거운 자리가 될 것 같다"면서 "목이 터지라고 정원을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 테니스 동아리 출신이라는 대학원생 김 모(30) 씨는 "세계 정상 페더러와 정현이라니 너무 신난다"면서 "동아리 후배들과 '치맥'을 즐기면서 승리를 응원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반면 직장인 조 모(31) 씨는 당일 경기 시간에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해 인터넷 중계를 '몰래 볼' 계획을 세웠다.

그는 "다른 동료들도 각자 알아서 몰래 보겠다고 했다"면서 "퇴근 뒤 약속이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호프집 TV를 통해 경기를 끝까지 챙겨보겠다"고 했다.

10년 이상 테니스를 해 왔다는 직장인 손 모(32) 씨도 "페더러와 한판이라니 생각만으로도 떨린다"면서 "업무 중이라 대놓고 못 보겠지만 몰래 이어폰을 꽂고 무조건 챙겨 볼 것"이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TV로 중계를 보며 오랜만에 '화합의 자리'를 만들겠다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한때 직장 내 테니스 동호회에서 활동한 오 모(63) 씨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빅매치를 숨죽이며 지켜볼 계획"이라며 "왕년에 테니스를 즐겨 쳤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 자랑스럽고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손녀가 올해 네 살인데 몸이 튼실하고 잘 뛰어다녀서 테니스를 시켜보는 것이 어떨까 하고 딸 부부에게 얘기하고 있다"며 웃었다.

식당이나 호프집들은 '정현 이벤트'를 통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수제버거 식당은 오후 7시 이전 입장한 손님에게 생맥주 1잔을 무료 제공하고, 정현이 결승에 진출하면 1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할 예정이다.

마포구 동교동의 한 호프집은 아예 트위터에 "정현이 페더러에게 3:0으로 이기면 20%, 3:1로 이기면 15%, 3:2로 이기면 모든 맥주 10% 할인 행사한다"는 홍보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송파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 모(37) 씨는 "몇 달 전 대형 스크린을 가게에 설치했는데 이번에 경기를 보기 위해 인근 직장인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 재료를 많이 준비할 예정"이라며 "내일 스크린 설치비 본전을 뽑았으면 한다"며 웃었다.

한편, 대한테니스협회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 강당(경희관)에서 단체 응원 관전 행사를 한다. 이 강당은 1천 명을 수용할 수 있다.

a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