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가 쓴 대구 인문·자연지리 보고서

입력 2018-01-25 16:13
현직 기자가 쓴 대구 인문·자연지리 보고서

영남일보 박진관 기자 '대구지오그라피' 펴내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현직 기자가 대구 역사와 문화, 자연을 신문에 연재한 글을 책으로 펴냈다.



영남일보 박진관(53) 기자가 쓴 '대구지오그라피'(도서출판 보물섬, 407쪽)다.

박 기자는 2012년 10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매월 1차례 이상 대구 인문·자연지리 보고서인 대구지오그라피를 영남일보 위클리포유 면에 실었다.

이 과정에서 박 기자는 대구 새로운 정체성 찾기에 골몰했고 그 결과 다른 지역과 비교되는 특색을 찾을 수 있었다고 머리글에서 밝혔다.

박 기자에 따르면 1982년 대구시가 펴낸 '대구의 향기'에서 대구를 서울, 부산에 이은 한국 3대 도시라고 표현하고 분지성 내륙도시, 정치도시, 군사도시, 상업도시, 섬유도시, 사과도시, 교육과 문화도시로 규정했다.

하지만 그는 30여년이 지나서도 대구에 여전히 그런 정체성이 있는지 의문스러워했다.

정치도시로서 입지는 견고하나 보수 일색이라는 평가를 받고 섬유·염색산업에서 자동차·기계부품산업 중심도시로 탈바꿈했으며, 교육·문화도시로는 수도권에 밀렸다.

낙동강 페놀 유출 등으로 환경오염도시로 낙인찍힌 적이 있고 대형 지하철사고가 일어나 사고도시로 각인되기도 했다.

도시 정체성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생물처럼 변한다고 본 박 기자는 먼저 대구 자연지리에 주목하고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물이 있다고 주장한다.

돌강, 너덜, 판상절리, 탑바위가 있는 비슬산은 빙하기 자연학습장이며, 신천 등 10여 곳에서 나온 공룡 발자국 화석 등으로 볼 때 도시 전체가 야외 자연사박물관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구는 고대 성읍국가 시대 원형을 간직한 달성토성, 화랑 성지이자 고려 태조 왕건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팔공산과 같은 유산을 보유하고 있고 금호강 누정을 중심으로 꽃피운 강안문학과 경상도 임란 의병 중심지기도 했다.

책은 이러한 내용 외에도 일제 강점기 일본 자취, 2·28민주운동, 대구 사람 전태일·조영래 이야기 등을 풍부한 사진과 함께 다룬다.

박 기자는 "다른 지역은 없는 것도 만들어내고 과장하는 데 비해 대구는 자연과 역사·문화유산을 알리고 선양하는 데 인색했다"며 "4년간 신문에 연재하며 대구 속살을 알게 됐는데, 이 책이 대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만5천원.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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