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문화콘텐츠로 新한류 만들자…2∼3세 정체성에도 도움"

입력 2018-01-25 16:16
수정 2018-01-25 16:29
"동포 문화콘텐츠로 新한류 만들자…2∼3세 정체성에도 도움"

임영상 외대 교수 퇴임 앞두고 '역사와 문화콘텐츠' 출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재외동포 사회가 가진 문화콘텐츠를 문화산업으로 활용하면 한류의 저변이 확대되는 것을 물론 현지화하는 한인 차세대의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가 제시됐다.

임영상 한국외대(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한 '역사와 문화콘텐츠'란 책에서 해외 곳곳에 자리잡은 한인들이 한민족 고유의 문화를 지역적 특성에 맞춰 계승 발전해 온 사례를 소개하며 음식·의복·주거와 공동체 축제 등 이들이 가진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잘 포장하면 '신한류'(新韓流)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동포의 문화콘텐츠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수준에 이르면 주류사회에 동화되는 2∼3세들이 자긍심을 갖게 되는 효과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20년 간 재외동포 사회를 연구해온 임 교수는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재외동포 관련 정책제안, 국내 거주 조선족·고려인 집거지 등에 대한 고찰 등을 이 책에 담았다.

임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도쿄·오사카의 코리아타운, 미국 LA 올림픽거리와 뉴욕의 플러싱, 중국 선양의 서탑거리, 브라질의 봉헤치로 거리, 우즈베키스탄의 시온고 고려인마을 등에는 한인들이 밀집해 살면서 매년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축제를 연다"며 "각지에서 열리는 일과성 행사를 이어 놓으면 거대한 글로벌 한인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류는 K팝·K드라마 등이 대중문화가 중심이었다"며 "한류 팬 등은 코리아타운 축제 참가를 통해 좀 더 가까이서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실제로 동포사회의 축제 등에는 절반 이상 현지인들이 참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1999년 한국외대 외국학종합연구센터 연구부장으로 '한인 입양인 초청연수'를 진행하면서 재외동포를 처음 접했다. 이를 계기로 한인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우리 사회가 재외동포를 '부담'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동포사회 연구에 집중했다.

대학에서 '재외동포 이해교육'과 '세계 속의 한민족' 강좌를 개설했고 '구술사와 문화콘텐츠를 통해 본 고려인' '코리아타운과 한국문화' 등 동포 관련 10권의 책과 40여 편의 논문을 저술했다. 지금까지 재외한인학회 회장, 국무총리실 재외동포정책위원회 민간위원, 재외동포재단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그는 "서울 가리봉동·대림동의 조선족타운과 광주와 안산의 고려인 마을 등은 지역에서 대표적으로 낙후돼 있는데 발전 방안을 연구해 시민단체와 함께 개선활동을 벌이는 한편 고령에 접어든 한인 1세대 들의 증언을 녹취해 초창기 이민과정에 대한 구술사를 펴내는 데 여력을 바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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