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건축 속도 조절한다…"초과이익은 반드시 회수"(종합)
정부 부동산정책 '지원 사격'…관리처분계획 인가 시기 조정방침 밝혀
"개발제한구역은 보존이 원칙…상당한 양 임대주택 공급할 것"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이태수 기자 = 서울시가 25일 "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 노후지역 기반시설 확충과 임대주택 공급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 속도 조절에도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가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아파트의 초과이익환수제 예상 부담금을 공개한 가운데 서울시가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이날 발표한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을 통해 "집을 거주공간이 아닌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뜻을 존중하며 이와 관련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적극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해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면서 부동산 투기 단속,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재개발·재건축 조합 투명성 확보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해 "유예기간이 올해 1월 2일 자로 종료된 만큼 이제는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며 "법상 부과권자인 구청장이 부과하지 않는다면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해 이행명령조치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징수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서울시는 아울러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속도 조절을 통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건축 속도 조절 수단으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절차인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집값 안정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에 대해선 "개발제한구역은 보존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양용택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택지를 공급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른 견해가 있다"며 "즉각적으로 그런 방법으로 (부동산값 상승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 대신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0%까지 가려면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지어야 한다"며 "상당한 양의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택지 확보, 역세권 고밀 개발, 각종 유휴지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겠다"면서 "적정한 입지에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이 이뤄지도록 국토부-서울시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날 입장문 발표에는 서울시가 강남 재건축을 허용해 부동산값이 올랐다는 일각의 비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서울시가 강남 4구에서 광범위하게 재건축 허가를 내줘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양용택 과장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서울시의 택지개발 사업이 집중되면서 영동·잠실이 1970년대, 개포·고덕·목동·상계가 1980년대 초반 개발됐다"며 "정부가 30년으로 재건축 시한을 줄이면서 이들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재건축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시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부양 목적으로 재건축 연한이 30년으로 단축됐다"면서 "많은 전문가가 현재 부동산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재건축 연한 단축을 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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