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종말시계, 북핵 위기로 자정에 최근접할 듯
25일 새로운 시간 발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 파멸을 상징하는 지구종말시계가 미-북한 간 핵위기로 자정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운명의날 시계로 불리기도 하는 지구종말시계는 핵전쟁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지난 1947년 원자폭탄 개발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 참여 과학자들에 의해 고안됐다.
핵물리학자들은 시카고대학 운영이사회에서 발행하는 학회지 핵과학자회보(The Bu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를 통해 핵의 발달상황과 국제관계의 긴장도 등을 반영한 시간을 발표해 왔으며 시계에서 자정은 인류의 파멸을 가져오는 전면적인 핵전쟁 발발을 의미한다.
종말시계는 처음 게재된 1947년에는 자정 7분 전이었으며 1953년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시행해 자정 2분 전 까지 가까워진 바 있다. 냉전 후인 1991년에는 자정 17분 전으로 가장 멀리 늦춰진 바 있다.
과학자들이 25일 종말시계의 새로운 시간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간의 핵 설전으로 시계 분침이 1947년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깝게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종말시계는 지난해 30초가 당겨져 현재 자정까지 2분 30초를 남겨놓고 있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핵버튼 크기 논쟁을 벌이는 등 미-북 간 계속되는 핵위기로 분침이 더욱 자정에 가깝게 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스 크리스텐센 미과학자연맹(FAS) 핵정보프로젝트 국장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지난 수년간 다양한 탄도미사일 및 핵실험 등 상당한 진전을 이뤄왔다"면서 "아직 완전치 않더라도 북한의 핵군비가 전면 가동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반핵단체인 '글로벌 제로'의 공동창설자인 브루스 블레어는 "2017년이 종말시계에는 좋지 않은 한 해였으며 글로벌 차원의 재앙 가능성이 뚜렷한 더욱 나쁜 해를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위험은 미-북한 간의 발화점"이라면서 "우리는 2018년 초중반에 발생할 수 있는, 재래전에서 쉽게 핵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충돌코스를 밟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핵과학자회보는 다수의 동료 과학자 및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후 25일 종말시계의 새로운 시간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보 편집자인 존 메킨은 1월호에서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많은 핵무기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핵 위협과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들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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