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감독·배우들 영화로 만난다

입력 2018-01-25 09:45
수정 2018-01-25 10:36
세상 떠난 감독·배우들 영화로 만난다

홍기선 감독 '1급기밀', 김주혁 '흥부' 등 유작 잇따라 개봉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메가박스는 스물아홉 나이에 요절한 배우 히스 레저의 생애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아이 앰 히스 레저'를 이달 들어 매주 한 차례 특별 상영하고 있다. 기일인 지난 22일 신촌점에서 GV(관객과의 대화)를 포함해 열린 메모리얼 상영은 예매가 열리자마자 전석 매진됐다.

'브로크백 마운틴'(2005), '다크 나이트'(2008) 등의 명작을 남긴 히스 레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팬덤은 여전히 열광적이다. '아이 앰 히스 레저'를 수입한 오드(AUD) 관계자는 "청춘영화로 성공했지만 안주하지 않고 연출을 공부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노력파였다. 무엇보다 연기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인기가 식지 않는 것 같다"며 "다시 봐도 '다크 나이트'가 자신의 인생영화라는 팬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외 감독과 배우들이 남기고 간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지난 24일 개봉한 '1급기밀'은 재작년 세상을 떠난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다. 방산비리와 군 내부고발을 소재로 한 '1급기밀'에서는 상업영화의 틀로 인간에 대한 희망을 그리고자 했던 고인의 우직한 지향점이 뚜렷하게 읽힌다. '이태원 살인사건'(2009) 등 사회고발 성격의 리얼리즘 영화들을 남긴 홍 감독은 2016년 12월 '1급기밀' 촬영을 마치고 나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작년 가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은 다음달 14일 '흥부'로 관객과 다시 만난다. 김주혁은 조선 헌종 때 양반들 권력다툼으로 피폐해진 백성들을 돌보는 정신적 지도자 조혁을 연기했다. 춘향전에서 모티프를 얻은 '방자전' 이후 8년 만에 다시 고전소설을 재해석한 사극에 출연했다. '흥부'는 김주혁이 숨지기 두 달 전인 작년 8월 촬영을 마쳤다.



설 연휴 첫날인 다음달 15일은 재작년 별세한 배우 김성민의 유작 '숲속의 부부'가 개봉될 예정이다. 세상 끝에 내몰린 한 가장이 아내를 데리고 무작정 숲속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판타지다.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해 TV 드라마와 예능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성민은 2010년대 들어 각종 사건에 얽혀 부침을 겪었다. 제작사 트리필름은 "촬영이 없을 때도 매일 현장에 나타나 라면을 끓여주며 스태프들을 따뜻하게 위로했다"며 "그가 훌륭한 배우로서 관객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할리우드 배우 안톤 옐친의 유작 '포르토'도 31일 개봉한다. '스타트렉'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안톤 옐친은 재작년 '스타트렉 비욘드' 개봉을 앞두고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포르토'는 미국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짧지만 운명 같은 사랑을 그린 영화다. 안톤 옐친은 호기심과 열정, 분노와 허무를 오가는 인상적 눈빛 연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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