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뮤지엄, 댄 플래빈전으로 개관…"韓 대표미술관 기대"(종합)

입력 2018-01-25 13:04
수정 2018-01-25 13:15
롯데뮤지엄, 댄 플래빈전으로 개관…"韓 대표미술관 기대"(종합)

롯데월드타워 7층에 400평 규모 문 열어…작가 초기작 14점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에 들어선 롯데뮤지엄(LMoA)이 미니멀리즘 거장, 댄 플래빈 전시를 개관전으로 삼아 문을 열었다.

롯데문화재단(이사장 신동빈)은 25일 롯데뮤지엄 개관전 '위대한 빛'을 소개하고 건축가 조병수가 내부를 설계한 1천320㎡(약 400평) 규모의 전시장도 언론에 공개했다.

롯데문화재단은 롯데뮤지엄을 세계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흐름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연 3~4차례 기획전을 통해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작가들을 조망하면서 젊은 신진 작가들도 소개하는 자리도 적극 마련할 계획이다. 많은 화제를 낳았던 러버덕, 슈퍼문을 비롯한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잡혀 있다.

팬층이 두꺼움에도 국내에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작가들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에 기획전이 예정된 댄 플래빈, 리얼리즘 초상 회화로 유명한 알렉스 카츠 모두 국내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작가들이다.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롯데뮤지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롯데뮤지엄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면서 세계 예술 흐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뮤지엄은 미술상 신설, 전시 연계 프로젝트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국내 작가 양성에도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 소유 미술관들을 두고 해외 작가들을 홍보하는 데만 치중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권윤경 아트디렉터는 "한국 작가를 지원하는 것이 롯데뮤지엄의 제일 중요한 목표"라면서 "기존 미술관보다는 좀 더 역동적으로 젊은 작가들을 유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관전 '위대한 빛'은 시각문화의 변혁을 끌어낸 '빛의 예술가' 댄 플래빈의 초기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대형 전시다. 1996년 작고한 댄 플래빈의 작품을 다수 소장한 미국의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이 이번 전시에 함께했다.

193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댄 플래빈은 1961년 뉴욕 저드슨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아이콘'이라는 전자적인 빛으로 된 콜라주 형태의 부조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를 시작으로 플래빈은 산업 재료인 형광등을 활용해 그 빛으로 공간을 변화시킨 작품을 선보였다.

규격화한 산업 재료를 모듈화하고 복잡함을 제거하는 미니멀리즘 계열로 분류되지만, 그가 독창성 면에서 다른 작가와 구분되는 점이 형광등의 활용이다.



전시에는 형광등만을 사용한 첫 작품인 '1963년 5월 25일의 사선(콘스탄틴 브란쿠시에게 바침)'(1963)을 비롯해 댄 플래빈의 1960년대, 1970년대 초기작 14점이 나온다.

다양한 길이의 차가운 백색 형광등을 조합한 작품으로, 대표작으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타틀린을 위한 기념비'(1974)와 수많은 녹색 형광등으로 구성된 거대한 장벽이 인상적인 '무제-당신, 하이너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1973)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댄 플래빈의 첫 해외 대규모 전시이자,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이 해외 기관과 함께 여는 첫 전시이기도 하다.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의 코트니 마틴 수석큐레이터는 "댄 플래빈은 형광등이라는 산업 소재를 예술 작품으로 끌어들였다"면서 "그 안에 미니멀리즘 철학이 담긴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4월 8일까지. 문의 ☎ 1544-7744.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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