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뮬러 특검팀 대면조사 기대…2∼3주 후 받을수도"(종합)

입력 2018-01-25 15:55
트럼프 "뮬러 특검팀 대면조사 기대…2∼3주 후 받을수도"(종합)

트럼프 변호인 "준비됐지만 대배심 출석한다는 의미 아냐" 해명

특검팀-변호인단, 조사방법 조율중…백악관·캠프 관계자 수십명 벌써 조사

트럼프, 불법체류 청년들에 대한 시민권 부여 가능성도 열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사건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대면조사에 기꺼이 응할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와 AP 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 깜짝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팀의 조사에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난 기대하고 있다"며 "기꺼이 할 생각이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뮬러 특검팀의 대면조사에 "지켜보자"라며 유보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조사를 받지 않은 것과 달리 자신은 받으려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위증 시 처벌이 따르는 '선서 공술'(sworn testimony)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선서하고 하겠다"고 말했다.

증언 시점에 관해서는 "2주나 3주 후쯤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런 모든 문제는 내 변호사들이 처리한다. 하지만 난 기꺼이 할 의사가 있다"고 조사에 응할 방침임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이 공정하게 대우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물음에는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대응을 총괄하는 타이 콥 백악관 특별고문 변호사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다소 성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특검팀)을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개인 변호인들의 조언을 받아서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선서하고 (증언)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특검팀과 대변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로, 대배심에 (출석해) 증언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뮬러 특검팀과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식을 두고 물밑에서 대화 중이라고 수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 방식을 두고는 뮬러 특검팀의 서면 질문에 답하는 방법과 뮬러 특검과 직접 대면하는 방법, 또는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

변호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한 주제에 관해서만 조사에 응하는 방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뮬러 특검팀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각각 해임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한 사실이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수사 중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팀 조사를 받는다면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CNN도 특검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미 전 국장 및 플린 전 보좌관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미 전 국장은 경질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서도 "어떤 종류의 결탁이나 방해는 없었다"며 무죄를 재차 강조했다.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 및 백악관 관계자 수십 명이 특검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뉴스가 입수한 증인 조사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일한 참모 17명과 대선 캠프와 관련이 있는 11명이 자발적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등도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아울러 댄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등 정보기관 고위 인사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고 또 다른 미 언론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법 입국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와 성장한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프로그램 연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바꾸려고 한다. 10~12년에 걸쳐 장래 어느 시점에 바뀔 것"이라며 일명 '드리머'로 불리는 불법체류 청년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이민 정책안은 오는 29일 공개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DACA 대상자에게 시민권을 주는 안이 "논의 중"이나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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