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민간 시험 호환성 높이고 승진 '패스트트랙' 검토
직무 관련 재산 불리기 제동…공직윤리·적극행정 강화
비정규직도 순직인정 '공무원재해보상법' 계속 추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공무원시험에 떨어져도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호환성을 높이고, 능력 있는 실무직 공무원이 5급으로 빨리 승진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Fast Track)이 도입될 전망이다.
인사혁신처는 25일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새해 업무보고를 했다.
인사처는 ▲일 잘하는 공무원 선발·육성과 ▲공직윤리 강화를 통한 신뢰받는 사회 구현을 올해 업무 키워드로 꼽았다.
먼저 인사처는 공무원 선발 소요기간 장기화에 따른 수험생의 불편과 부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올해 공채시험의 원서 접수부터 최종 합격자 발표까지 소요기간을 작년보다 평균 2개월 이상 줄였다.
특히,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들이 '공시낭인'이 되지 않도록 공무원시험과 민간 입사시험 과목의 호환성을 높일 계획이다.
인사처는 한국사와 같이 민간취업에서도 평가하는 시험과목은 민간에서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꿔 공무원시험 준비과정에서 길러진 기초역량이 활용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유예기간을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입직 경로 중심의 승진 관행을 실적과 능력으로 평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인사관리 전반을 직무능력 중심으로 개편한다.
현재 근무경력이 짧은 공무원은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승진 대상자가 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안은 없으나, 실무직 공무원들이 5급으로 조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처는 민생현장·안전분야 공무원 충원과 함께 직무훈련을 강화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게 대화·토론 중심 교육훈련으로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공직 내 다양성을 확보해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자 '균형인사 기본계획'을 수립해 여성관리자와 지역인재·중증장애인 채용을 확대하고자 한다.
올해 국가공무원 채용규모는 작년보다 5천361명 늘어난 2만3천754명이다.
일반직 중 6천106명을 인사처가 공채로, 2천521명을 각 부처가 경력채용으로 선발하며, 특정직 중 경찰·해경은 5천108명, 나머지는 군부사관 등 기타 특정직이다.
인사처는 공무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이 충족된 삶을 살 수 있도록 2022년까지 초과 근무시간을 현재 대비 약 40% 감축하고, 연가 100% 사용을 목표로 하는 '정부기관 근무혁신 종합대책'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인사처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 등을 통해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이날 보고했다.
아울러 유족 생계보장을 위해 순직유족급여를 민간 산재보상 대비 92∼93% 수준으로 현실화하고, 공무수행 중 사망한 비정규직도 순직을 인정하는 내용의 공무원재해보상법 제정을 계속 추진한다.
정부는 작년 4월 공무원재해보상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작년 11월 진선미 의원 등은 공무수행 중 사망한 국가·지자체 근무 비정규직도 순직인정과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완한 내용의 제정안을 발의해 국회 계류 중이다.
인사처는 공직윤리제도를 합리적으로 강화한다.
비위공무원은 엄격히 징계하는 반면 상관의 위법·부당한 명령 거부를 보장하고, 적극행정에 대한 면책을 확대해 공무원이 국민을 위해 소신 있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특히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재산을 불리는 '이해충돌' 행위에 관해 사전예방과 사후 관리를 강화한다.
인사처는 직무를 줄 때 '직무-재산간 이해충돌 상황'을 고려하고, 업무특성에 따라 신규 주식취득을 제한할 계획이며 부정한 재산증식 의혹이 있으면 재산심사 과정에서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하고자 한다.
인사처는 예컨대 식약처 의약품허가·특허관리과 소속 공무원의 제약회사 신규주식 취득, 국토부 기술기준과 소속 공무원의 건설업 관련 신규주식 취득을 금지하도록 근거를 규정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작년 말 국회에 제출했다.
인사처는 이와 별개로 이낙연 총리의 지시에 따라 최근 논란이 되는 공무원의 가상화폐 거래 제한을 위한 방안을 공무원행동강령 세부지침에 반영하도록 국민권익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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