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앵커 "우리가 살해위협 받는 건 트럼프의 가짜뉴스 공격 탓"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공격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미국의 한 청년이 CNN 방송 직원들을 죄다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CNN 앵커 겸 기자 돈 레몬(51)이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요한 'CNN 때리기' 탓으로 돌렸다.
레몬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살해 협박 사건을 지칭하며 "이런 일이 무작위로 일어나는 건 아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팩트라는 이유로 한 언론을 반복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시간 주에 거주하는 브랜든 그래세머(20)라는 청년은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CNN 본사에 수십 차례 전화를 걸어 CNN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면서 모든 직원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청년은 FBI에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레몬은 "협박범은 '가짜뉴스'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CNN 직원들을 전부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그가 어디서 그 말을 알게 됐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적어도 50차례 이상 '가짜뉴스'란 단어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CNN 협박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아침에도 '가짜뉴스 CNN'이란 문장이 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트위터에 CNN 로고를 얼굴에 합성한 남성을 레슬링 경기장에서 들어 메치는 패러디 영상을 올리고, 작년 12월에는 리무진 안에서 전화통화를 하는 자신의 신발 밑창에 피 얼룩과 함께 'CNN'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이미지를 리트윗하는 등 그동안 CNN을 겨냥해 지속해서 가짜뉴스라며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하루에 4∼8시간 TV를 본다는 보도에 대해 "내가 CNN과 MSNBC를 보는 것은 극히 드물다. 나는 두 방송을 모두 가짜뉴스로 여긴다. 나는 돈 레몬(CNN 앵커)을 시청하지 않는다. 그는 내가 한때 'TV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멍청한 사람'이라고 불렀던 사람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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