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정현, 37세 페더러에 체력으로 맞서라' 전문가들 조언
페더러 이번 대회 무실세트 행진…긴 랠리하면서 네트플레이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차세대 선두 주자' 정현(58위·한국체대)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정현이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상대하게 되면서 국내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온통 대회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로 향하고 있다.
둘의 대결은 1996년생으로 올해 22세인 정현과 2000년대부터 세계 테니스계 정상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는 1981년생 페더러의 한판 승부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이름을 올린 정현은 지난해 11월 21세 이하 선수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한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 '차세대 최강자'에 등극했다.
또 이번 대회 3회전에서는 자신보다 한 살 어리지만 세계 랭킹은 4위인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물리치며 '차세대 기수' 자리를 재확인했다.
이에 맞서는 페더러는 설명이 필요 없는 '테니스의 상징' 그 자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남자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0번 정상에 오르게 된다.
이번 대회를 중계하는 김남훈 JTBC3 FOX 스포츠 해설위원 겸 현대해상 감독은 "상대가 페더러지만 나이가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유일한 약점"이라며 "(정)현이는 여기서 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맞서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남훈 감독은 "지난해 US오픈부터 페더러가 체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느껴진다"며 "토마시 베르디흐와 8강전도 페더러가 1세트 초반 불안했던 것처럼 정현도 경기 초반에 팽팽하게 맞서며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페더러가 이번 대회 무실 세트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초반에 정현이 일단 한 세트를 가져오면 페더러도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멜버른 현지에서 경기를 관전 중인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2주간 이어지는 메이저 대회 4강은 선수들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맞붙게 된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을 자주 경험해본 페더러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 토너먼트 디렉터인 이진수 원장은 "정현이 스트로크에서는 세계 정상급이기 때문에 리턴만 잘 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페더러를 상대로 랠리를 길게 이어가면서 상대 네트 플레이에 대한 대비를 잘한다면 승산도 있다"고 기대했다.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 겸 SPOTV 해설위원은 "페더러가 8강전도 3-0으로 이기는 등 이번 대회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국 단장은 "전체적인 기량이 페더러가 앞선다고 볼 수 있지만, 체력은 정현이 물고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페더러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네트플레이나 한 템포 빠른 압박 등으로 속전속결을 하는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따라서 정현은 상대가 네트 대시를 하지 못하도록 베이스라인에 잡아놓고 좌우로 흔들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첫 서브 성공률을 높이고, 세컨드 서브로 가게 되더라도 코스 공략을 잘해서 상대가 전진 속공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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