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정경화, 평창음악제 예술감독 7년만에 사임(종합)

입력 2018-01-24 17:20
수정 2018-01-24 17:23
정명화·정경화, 평창음악제 예술감독 7년만에 사임(종합)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2010년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평창겨울음악제를 이끌어온 첼리스트 정명화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예술감독 직에서 물러난다

이들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겨울음악제를 끝으로 예술감독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명화 감독은 "만으로 7년간 예술감독을 맡았는데, 축제가 점점 자라는 걸 보고 정말 뿌듯했다"며 "세계적 아티스트들과 수준 높은 공연을 펼칠 수 있었던 점, 한국 젊은 연주자들이 아카데미를 통해 성장해온 점 등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경화 감독도 "그간 이 음악제를 국제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도 이 음악제를 꾸준히 지켜주시고 지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4년 시작된 평창대관령음악제(옛 대관령국제음악제)는 강효 줄리아드 음대 교수가 1회 때부터 예술감독을 7년간 맡다가 8회 축제 때부터 정명화·정경화 자매가 이끌어왔다. 이들은 7번의 여름음악제, 3번의 겨울음악제를 기획·주도했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내 콘서트홀 등지에서 열린 음악제는 매해 새로운 주제 아래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거장과 신예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기획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다만 이들의 사임으로 이 음악제의 방향은 다소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200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목적으로 시작된 음악제인 만큼 올림픽 이후 어떤 방식으로 음악제를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여름음악제는 올림픽의 문화유산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2016년 시작된) 겨울음악제는 아직 계속한다, 안 한다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후임 예술감독 선정 등 향후 운영 방향은 차후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경화 감독은 북한 예술단과의 합동 공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개인 의견임을 전제한 뒤 "합동 클래식 공연은 한두 시간 만나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합동 연주를 한다는 건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남북 예술인이 같은 마음으로 모여 함께 예술을 한다는 건 꿈에서나 생각했던 일"이라며 "함께 노력하고 꿈을 지니고 있다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도 북한 예술단과 관련, 정부로부터 공식 협조 요청을 받은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8평창겨울음악제'가 오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축제에 돌입한다.

정명화·정경화 예술감독을 비롯해 명창 안숙선, 피아니스트 손열음, 댄서 벨렌 카바네스, 하피스트 라비니아 마이어, 마린스키 오페라단 성악가 등 국내외 저명 연주자들 다수가 참여한다.

특히 안숙선과 정명화 등은 첼로와 판소리가 어우러지는 '평창 흥보가'(임준희 작곡)를 세계 초연한다. 1만~3만원. ☎033-240-1363·02-725-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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