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곧 따라잡는다"…미국 과학계, 경고 목소리

입력 2018-01-24 12:42
"중국이 곧 따라잡는다"…미국 과학계, 경고 목소리

지난해 中 R&D 투자 4천80억달러, 美 4천960억달러 바짝 추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과학 굴기(堀起)'를 내세우며 연구개발(R&D) 투자에 열을 올리는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조만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경고가 미 과학계에서 나왔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내 각종 기초과학 연구 활동을 관장하고 지원하는 연방 기관인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전날 트위터에 이 같은 경고를 담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세계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빠르게 지배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 특히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NSF를 감독하는 미국과학위원회(NSF)의 마리아 주버 위원장은 "우리의 조국이 중요한 분야에서 우위를 상실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우리의 경제와 노동력 그리고 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R&D에 4천960억 달러(약 530조 원)를 투자했으며, 중국은 4천80억 달러(약 437조 원)를 투자해 미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R&D 투자 증가 속도는 미국보다 훨씬 앞서 미국을 긴장케 한다.

2000년 이후 중국의 R&D 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18%를 기록했으며, 이는 미국의 증가율 4%를 훨씬 앞서는 것이다. 그 결과 전 세계 R&D 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1%까지 올라서 26%인 미국에 육박했다.

신생 기술기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 투자에서도 중국의 투자액은 2013년 30억 달러(약 3조2천억 원)에서 2016년 340억 달러(약 36조 원)로 3년 새 무려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서 27%로 뛰어올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도 텐센트(騰迅·텅쉰), 알리바바, 바이두(百度) 등의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바이두가 독자적인 자율주행 시스템 '아폴로'를 개발하는 등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자국 시장 진출을 막으면서 기술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은 해외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켜 장기적인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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