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엄마의 독서·뜻밖의 질문들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청화 스님의 불교핵심교리 설법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엄마의 독서 = 정아은 지음.
소설가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저자가 엄마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 독서 경험을 들려주는 독서일기.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딘 시기부터 시작해 결혼과 출산, 13년에 걸친 육아 과정을 죽 훑으면서 고비마다 버팀목이 되어 준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과 버무려 들려준다.
저자는 결혼 초기 미처 예측하지 못한 벽에 부딪혔을 때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갈리아의 딸들'과 엘리자베트 바댕테르의 '남과 여'를 읽으며 결혼생활의 갈등과 고통이 개인이 아닌 구조의 문제임을, 그리고 자신 안에도 무의식중에 가부장적인 선입견이 들어 있음을 깨닫는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시기에는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과 '아동의 탄생'을 보면서 당연한 것으로 강요받았던 모성이 만들어진 것이며, 아동이라는 개념 또한 근대에 발명된 것임을 알게 된다.
엄마로 사는 삶에 지쳐 있을 때 발견한 '엄마됨을 후회함'이라는 책을 통해서는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자신이 못나거나 비정상이어서가 아님을 깨닫고 자신을 짓누르던 자책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게 된다.
한겨레출판. 280쪽. 1만4천원.
▲뜻밖의 질문들 = 김가원 지음.
"보여서 있는 것일까, 있어서 보이는 것일까?", "친구가 슬퍼 보여서 당신도 슬플까, 당신이 슬퍼서 친구도 슬퍼 보일까?"
저자는 30개의 질문을 통해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여기는 감각과 욕망, 믿음, 진리 등에 물음표를 던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어른이 된 후부터 모든 것을 '원래', '당연히' 그렇다고 여기며 더 이상 묻지 않기 때문에 신기한 것도, 재미있는 것도 없는 무기력한 삶이 돼 버린다고 주장하면서 한 인간의 세계는 자꾸 질문하는 만큼 뻗어 나간다고 강조한다.
웨일북. 248쪽. 1만2천원.
▲종교 안에서 종교를 넘어 = 김근수 김승철 김용표 류제동 명법 손원영 원영상 이관표 이도흠 이찬수 정경일 지음.
불교와 기독교를 각각 전공하는 종교학자와 성직자들이 불교와 기독교 교리의 같음과 다름, 두 종교의 상호 소통 가능성과 한계 등을 주제로 1박 2일간 토론한 내용을 담았다.
토론 참석자들이 대부분 공감한 것은 외견상 이질적인 두 종교가 사상적 차원에서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불교적 세계관의 핵심인 무아와 연기가 기독교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고 작용하는지도 따져본다.
종교 관련 심포지엄을 진행해 온 레페스포럼의 첫 책이다.
모시는사람들. 264쪽. 1만5천원.
▲청화 스님의 불교핵심교리 설법 = 청화 스님 지음.
한국불교의 거목인 청화(淸華·1924∼2003) 스님의 생전 법문을 모아 불자들을 위해 쉽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제1부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서 스님은 수행의 기본적인 자세를 들려주면서 가장 쉽고 빨리 성불할 수 있는 공부법으로 염불참선을 제시한다.
'사성제와 팔정도', '십이인연법', '반야심경' 등에 대한 설법도 담겨있다.
상상출판. 216쪽. 1만4천원.
hisun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