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항모, 미 스텔스기 찾아내는 조기경보기 싣는다

입력 2018-01-24 11:11
중 항모, 미 스텔스기 찾아내는 조기경보기 싣는다

美 F-35 스텔스 전투기 일본 배치에 '맞불 작전'

군사전문가들 "중국 해군, '대양 해군' 가능케 할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에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는 최첨단 조기경보기가 탑재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최첨단 레이더인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를 갖춘 항모 탑재용 조기경보기 'KJ-600'을 개발중이다.

AESA 레이더는 기존 기계식 레이더와 달리 목표물이 탐지될 경우 아주 신속하게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 레이더 빔을 증가시키거나 방향을 전환한다. 따라서 고속으로 기동하는 물체를 추적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KF-600이 공중 지휘센터로 활약하면서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F-35' 등까지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즈위안(知遠)전략방무연구소의 저우천밍(周晨鳴) 연구원은 "KJ-600의 가장 큰 강점은 더욱 정교한 레이더와 통신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라며 "광범위한 범위의 신호를 포착할 수 있으며, 특정 각도에서는 스텔스기까지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J-600은 미국의 항모 탑재용 전천후 전술 조기경보기인 'E-2 호크아이'와 매우 유사한 외양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25∼30t의 무게에 쌍발 터보프롭 엔진을 갖추고, 커다란 AESA 레이더를 장착했다고 미 군사 사이트 '웨스턴 아스널'은 전했다.

KJ-600은 중국이 현재 상하이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세 번째 항모에 탑재될 전망이다.

중국은 옛 소련 항모를 개조해 만든 랴오닝(遼寧)함을 2012년 진수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자국 기술을 적용한 첫 항모인 '002함'을 진수했다.

랴오닝함 등은 뱃머리를 높여 전투기 등이 하늘로 날아오르도록 돕는 '스키 점프' 방식을 적용했다. 이와 달리 세 번째 항모는 '전자식 사출장치'(EMALS)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조기경보기 탑재에 훨씬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출장치는 300여m에 불과한 짧은 항모 갑판에서 탑재기가 안전하게 이륙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EMALS는 더욱 신속하고 강력하게 탑재기의 발전을 가능케 하는 최첨단 사출장치로, 미군도 지난해에야 겨우 적용했다.



중국이 KJ-600의 항모 탑재를 서두르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군사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우선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일본에 처음으로 배치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군 전력을 강화하는 미군에 맞서 이 지역의 공중 패권을 장악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한다.

나아가 지금껏 연안 방어에 치중했던 중국 해군이 '대양(大洋) 해군'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조기경보기의 항모 탑재가 필수로 여겨진다.

항모가 선상 레이더에만 의존할 경우 지구의 만곡(彎曲) 등으로 인해 레이더가 탐지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될 수밖에 없고, 항모의 작전 범위도 그만큼 좁아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중국 해군의 항모가 연안 작전만을 수행한다면 육상 레이더 등에 의존할 수 있겠지만, 원양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기경보기의 '보호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해군은 미군과 맞설 대양 해군을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항모 10척을 보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항모 전용 종합보급함과 항모 정찰 지원함인 전자정찰선 등의 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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