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나라현 지사 "한반도문명 깊게 남아…받은 것 소중히 여겨"

입력 2018-01-25 15:00
수정 2018-01-25 15:48
日나라현 지사 "한반도문명 깊게 남아…받은 것 소중히 여겨"

방일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한일,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

(나라<일본 나라현>=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조준형 기자 = "한반도와는 고대부터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한반도 사람들로부터 선진 문명을 전해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문명은 지금도 나라(奈良)현에 깊게 남아있습니다."

일본 '천년 고도(古都)' 나라현의 아라이 쇼고(荒井正吾) 지사는 지난 19일 한일기자단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 외교부 출입 기자들과 현청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인사말을 했다. 준비한 원고를 보아가며 인사말 전체를 한국어로 하는 특별한 성의를 보였다.

아라이 지사는 '나라현이 고대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적극 알리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실제 사실이니까 그렇다. 나라라는 곳은, 일본도 그렇지만 국제교류 덕분에 이렇게 된 것이다. 그런 역사를 인식해야 한다. 나라는 받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자부심이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는 나라현의 자랑으로, 세계문화유산인 도다이지(東大寺)에 대해 "교기(行基) 스님(한국명 행기스님)이 백제에서 온 도래인(渡來人) 2세인데, 돈을 모아서 공사 건립에 공헌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라역에 (교기 스님의) 작은 동상이 있는데 '백제에서 온 2세'라는 설명이 안 들어가 있어 안타깝다"며 "나라시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라이 지사는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 관광에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지역에 한국 관광객이 줄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한국에 가는 일본 사람들이 줄지 않았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아내와 몇 년 전 한국에 갔는데, 가이드로부터 일본 관광객이 안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양국 관계가 관광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라이 지사는 이어 "이 역사적 관계를 인연으로 우리 현에서는 백제의 중심지였던 충청남도와 2011년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했고 이후 충청남도와 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 교류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한 양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우리 현도 이 같은 우호 교류 관계에 공헌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나카가와 겐(仲川げん·42) 나라시 시장도 자매결연 도시인 경주와의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시청 5층 '경주의 방'에서 같은 날 진행한 간담회에서 "도쿄와 서울에서 이야기하면 어려운 문제가 많지만 나라와 경주는 1천년의 역사가 있기에 큰 시각에서 장기적인 대화가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카가와 시장은 이어 "여태까지는 국가끼리 하는 것이 돌파구였는데 지금은 지방 도시끼리, 시민끼리 하는 움직임이 나라를 움직이게 하는 시대인 것 같다"며 "형식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시민 마음속에 있는 현실 속 이미지 등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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