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일군 박항서號 vs 실망 안긴 김봉길號…엇갈린 한·베트남

입력 2018-01-23 23:07
기적 일군 박항서號 vs 실망 안긴 김봉길號…엇갈린 한·베트남

AFC U-23 챔피언십서 한국은 준결승 탈락…베트남은 사상 첫 결승행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지난 20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에서 예상을 깨고 승리하자 '잘하면' 한국과 베트남이 결승에서 맞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서 '잘하면' 앞에 생략된 주어는 대체로 베트남이었다. 결승은커녕 8강 무대도 이번에 처음 밟는 베트남이 계속 이변의 주인공이 된다면 우리와 만날 수도 있다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잘했지만, 우리가 잘하지 못했다.

베트남은 23일 카타르를 승부차기 끝에 극적으로 꺾고 동남아 국가 중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우리나라는 우즈베키스탄에 연장에서 1-4로 완패했다.

베트남은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강한 정신력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고, 우리는 수적 열세 속에 연장에만 3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팀과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상대였다.

지난 11일 맞대결의 결과는 우리나라의 2-1 승리였으나 우리는 이기고도 진 듯했고, 베트남은 지고도 이긴 기분이었다.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던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베트남 응우옌 꽝 하이에 선제골을 허용한 후 힘겹게 역전했다.

첫 경기 이후의 행보는 더욱 엇갈렸다.



우리는 시리아와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0-0으로 비겼고, 호주에도 3-2로 신승을 거뒀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지만 경기 내용만 보면 박수를 보내기 힘들었다.

반면 박항서 호는 호주에 1-0으로 깜짝 승리를 거뒀고 시리아에 비기며 처음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를 2-1로 꺾었지만 결코 손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말레이시아는 '졌지만 잘 싸웠다'며 오히려 웃었다.

그 사이 베트남은 이 대회 초대 우승팀인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극적으로 꺾었고 동남아 국가 중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이날 준결승에서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우리나라는 26일 카타르와 3·4위전을, 베트남은 27일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박항서 감독은 그를 열렬히 환영할 베트남 팬들에게로 돌아가 영웅 대접을 받게 될 것이고, 김봉길 감독은 씁쓸함을 남긴 채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