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토론장 다보스에 보호무역 '폭탄' 던진 트럼프
프랑크 아펠 DHL 회장 세션 토론서 "역풍 맞을 것"…반감 고조
26일 폐막 연설에서 노골적 '미국 우선주의' 언급 가능성도
(다보스=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방문을 앞두고 외국산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서 포럼 장소인 스위스 다보스에서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포럼 첫날 열린 '분절된 세계 속의 글로벌 마켓' 세션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프랑크 아펠 독일 DHL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는 그가 도우려는 쪽을 오히려 다치게 하는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아무리 보호무역 수단을 강구하더라고 소비자들은 다른 곳에서 물건을 사게 될 것"이라며 "그 대가는 결국 미국의 피고용자들이 치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정·재계, 학계 리더들이 모이는 다보스 포럼은 세계화, 자유무역 예찬론자들의 토론장이다.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해 박수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행이 공개된 뒤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화에 역행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26일 폐막 연설 때 오히려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언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행과 관련해 "세계 지도자들과 미국 우선주의 논의를 진전시키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의 코멘트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프랑크 아펠 회장과 함께 세션에 참가한 티잔 티암 크레딧 스위스 CEO는 "미국 의 관세조치에도 세계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결정에 다른 경제블록이 어떻게 대응할지 봐야겠지만 나는 낙관주의자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비정부기구(NGO)들이 난민의 실상을 체험할 수 있는 세션을 조직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거지소굴'로 비하한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정상들도 처음 참석할 예정이어서 '반트럼프' 이슈는 더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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