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만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유엔, 北 더 압박해야" 촉구
美-인니 국방장관 회담,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 문제 등 논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3일 인도네시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해양 안보에 중심적 역할을 하도록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자카르타에서 리아미자드 리아쿠두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남중국해와 북나투나해에서의 해양영토 감시를 도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나투나해는 인도네시아가 남중국해에 면한 리아우 주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천연가스와 수산자원이 풍부한 이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일부 면적이 중국이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겹친다.
인도네시아는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7월 이 해역에 북나투나해란 이름을 붙였고, 중국은 명명 철회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그럼에도 매티스 장관이 북나투나해란 명칭을 사용한 것은 인도네시아와 손을 잡고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패권 확장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양국 국방장관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정보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파이브 아이즈·Five Eyes)와 유사한 정보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티스 장관은 "어느 국가도 단독으로는 현재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협력해야 하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역내 안정 유지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와 미국산 무기 구매 사업, 해양 안보 문제, 대테러 협력 강화 방안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리아쿠두 장관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상황을 고조시켜선 안 된다"면서도 "우리는 북한이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유엔이 더 많은 압박을 가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자카르타 므르데카 궁에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코위 대통령과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상당히 유사한 시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일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24일 다음 목적지인 베트남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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