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연기로 충돌 미뤘지만 '뇌관' 그대로…국민의당 내홍 최고조

입력 2018-01-23 11:24
징계연기로 충돌 미뤘지만 '뇌관' 그대로…국민의당 내홍 최고조

安측 '역풍' 우려에 당무위 취소…텃밭 호남서 세몰이 시도

반대파 "1인 독재·사당화" 연일 맹공…28일 발기인대회 고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이 23일로 예정됐던 통합반대파 징계를 위한 당무위원회를 보류하면서 통합파와 반대파 사이의 정면충돌 역시 일단은 미뤄졌다.

하지만 통합파와 반대파의 입장차가 전혀 좁혀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상대를 겨냥한 거친 설전이 계속되는 등 '뇌관'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28일로 예정된 반대파의 발기인대회까지 충돌 시점을 잠시 연기했을 뿐 갈등이 봉합될 시점은 이미 지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전날 회의를 열고서 반대파 의원 가운데 박지원 전 대표와 박주현 최고위원을 징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는 벌집을 쑤신 듯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모처에서 김관영 사무총장, 이태규 오세정 김중로 김수민 의원과 최명길 전 의원 등이 모여 징계 대상을 사전에 논의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사실이라면 당사자들은 무슨 근거로 회의에 참석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징계를 받아도 영광이지만 이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땅굴을 파고 회의를 한 것인가. 이것이 바로 1인 독재, 사당화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자격도 없는 몇몇 사람들이 쑥덕거리면 최고위 논의도 없이 거수기 당무위로 안건을 직행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안철수 독재 정치, 공포 정치, 숙청 정치 3종 세트가 해당행위"라고 말했다.

반대파인 이용주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오히려 전대 준비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보이는 안 대표를 비롯한 여러 의원에 대한 징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 등 중립파 역시 안 대표와 전화 통화 등을 하면서 이번 징계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징계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징계는 절대 반대"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안 대표 측 내부에서도 "굳이 반대파들에게 반발할 명분을 줄 필요가 있느냐"면서 재검토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 대표 측에서는 당무위를 일단 연기하고, 대신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내 상황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서는 징계 논의가 잠시 유보된 것일 뿐 근본적인 갈등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28일 반대파의 개혁신당 창당 발기인대회 다음날인 29일 당무위를 열어 징계를 재추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일부에서 거론되는 등 이번 주말이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 반대파인 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회 최경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애초 열릴 수도 없고, 열려서도 안되는 허무맹랑한 당무위였다. 1인 벤처기업도 이렇게 회의를 운영하지는 않는다"며 "안 대표는 더는 대한민국 정치를 코미디로 만들지 말라"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져만 가는 가운데 통합파와 반대파는 이날 각자 세몰이에 나서면서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신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당의 텃밭인 광주를 방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함께 국민통합포럼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통합파인 이언주 의원과 장진영 최고위원은 바른정당 하태경 김상민 의원과 통합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하는 등 양당의 공조에 박차를 가했다.

반대파 역시 이날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단의 개혁신당 참여 기자회견을 열고, 중립파 인사들을 상대로 개혁신당 합류를 설득하고 나서는 등 세 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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