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8번 환자' 유족, 병원·정부 상대 소송 패소
법원 "병원·정부 과실 인정하기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망한 남성의 자녀들이 치료를 받던 해당 병원과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이원 부장판사)는 23일 메르스 '38번 환자'였던 A씨의 자녀들이 대전의 대청병원과 정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의 조치가 지연됐다고 할 수 없고,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정부의 과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2015년 6월 15일 대청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그는 알코올성 간경화와 당뇨병도 앓고 있었다.
대청병원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첫 환자로부터 감염된 16번 환자가 이 병원에 들렀다 가면서 감염자가 급속히 늘었다.
이 때문에 대청병원은 메르스 사태로 우리나라에서 첫 '코호트 격리'를 하기도 했다. 코호트 격리란 감염환자 발생 시 해당 병동을 의료진 등과 함께 폐쇄해 운영하는 조치를 말한다.
A씨 유족은 이후 해당 병원이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알고도 조기 검진이나 치료 의무를 다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소송을 냈다.
정부는 감염병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지자체는 A씨를 감염병 관리기관으로 전원시키지 않아 집중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다며 과실이 있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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