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에 미국의 맛이?"…AP통신, 평창올림픽 앞두고 소개
부대찌개·프라이드치킨·초코파이…"미군 부대 등 미국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스팸, 송어, 프라이드치킨, 초코파이, 마요네즈로 버무린 샐러드….
흔한 '한국식' 음식이지만, 서양인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음식들이다. AP통신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음식들을 소개하면서 미국에서 받아들인 '미국의 맛'이 들어있다고 23일(현지시간) 전했다.
AP는 이러한 한국 음식 안에는 "가난에서 벗어나는 데 원동력이 됐던 한국의 적응력, 자부심, 회복력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음식문화에 서양식 문화가 들어온 것은 100여년 전 이곳을 찾은 선교사, 외교단, 탐험가들의 영향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전쟁으로 기근에 시달리던 1950년대에는 미군들의 영향이 컸다.
그중에서도 부대찌개(army stew)가 대표적이다. AP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처음 만들어진 통조림 스팸이 특징이라며, 스팸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미국의 번영을 보여주는 상징물이자 언제나 준비돼있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목받았다고 소개했다.
프라이드치킨과 문파이(moon pie)도 한국 음식문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군은 역사적으로 미 남부에서 많은 병력을 채용해왔으며, 밀가루 옷을 입힌 치킨과 기름에 튀겨내는 기술은 미 남부 요리의 특징이라고 AP는 설명했다.
워싱턴대 한국학 센터의 클라크 소렌슨 교수는 "KFC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 바삭하고 버터 맛이 나는 치킨이 한국인들에게 '켄터키 치킨'으로 불렸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문파이는 초코파이의 원조라 할 만하다.
문파이는 통밀 크래커 사이에 마시멜로를 끼우고 초콜릿으로 코팅한 음식이다. 1917년 남부 테네시주 채터누가 시의 베이커리에서 만들어졌고, 2차 세계대전에 납품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학자 마이클 페티드는 "(남부 출신이 많은) 군대의 인구비율을 반영한 남부 스타일 요리"라며 "초코파이가 북한에서 인기 밀수품이자 뇌물로 쓰인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요네즈는 보통 미국에선 샌드위치와 샐러드에 쓰이지만, 한국에서는 어디서나 흔히 쓰이는 소스라 할 수 있다. 특히 감자, 양배추, 옥수수, 해초 등과 섞어 반찬에 올리기도 한다.
동계올림픽 개최인 평창의 특산물이라 할 수 있는 송어 역시 미국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문헌으로 확인된 바는 없지만, 한 미국인 관료가 평창 지역 당국에 평창 인근 골짜기에 미국산 송어 수입을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주민들의 단백질원이 되는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고 A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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