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우리가 민주주의 훼손시킬 수도" 혹독한 자기비판

입력 2018-01-23 07:06
수정 2018-01-23 11:50
페이스북 "우리가 민주주의 훼손시킬 수도" 혹독한 자기비판

머독 "페이스북, 언론사에 돈 지불해야…페북·구글 알고리즘 수익성 있지만 신뢰못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소셜미디어는 최상의 경우 우리 자신을 표현하고 행동하도록 만들어주지만, 최악에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 있다."

페이스북의 시민참여 담당 프로덕트 매니저인 사미드 차크라바티는 22일(현지시간) 블로그 글을 통해 "우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나쁜 행위자들이 우리 플랫폼을 얼마나 악용했는지를 인식하는 데 매우 느렸다"고 인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페이스북은 원래 친구와 가족을 연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전례가 없는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에너지를 쏟아 부으면서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결코 기대하지 않았던 사회적 반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크라바티는 "긍정적 요소가 부정적인 것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고도 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몇 달 동안의 내부 조사와 학계 보고서를 통해 페이스북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사람들을 나쁜 상황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음을 인정한 바 있지만, 자사 간부가 이처럼 혹독하게 자기 비판을 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페이스북은 최근 임원과 외부 전문가들에게 페이스북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어려운 질문들(Hard Questions)'이라는 시리즈를 마련했고, 차크라바티의 게시물은 그 가운데 하나로 게재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이스북 임원들에 의해 작성되는 새로운 블로그 게시물들은 페이스북이 미국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자평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신년 결심을 '회사를 고치는 것'이라고 밝힌 뒤 선정적인 기사나 잘못된 정보, 사회적 분열 등을 해결하기 위해 뉴스피드 게시물에 노출되는 뉴스의 랭킹 시스템을 변화시켜 신뢰할 수 있는 기사 및 매체에 우선권을 부여하겠다는 등의 뉴스피드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한편 글로벌 미디어 거물인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페이스북과 구글의 플랫폼은 수익성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 야비한 뉴스 소스를 대중화했다"면서 "최근 이들 회사가 문제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치료법의 한 걸음이라고 볼 수 있지만, 두 회사가 지금까지 제시한 치료 방법은 상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언론의 입장에서나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이블 회사들이 채널에 돈을 지불하는 것처럼 페이스북도 언론사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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