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력 과시만 하고…셧다운 해결국면서 트럼프 안보인다

입력 2018-01-23 01:53
협상력 과시만 하고…셧다운 해결국면서 트럼프 안보인다

공화당 일각서도 대통령 역할론 실종 지적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22일(현지시간)로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출구 모색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워싱턴 정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셧다운 시한이었던 지난 19일 파국을 막기 위해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와 백악관에서 담판을 하긴 했지만, 셧다운이 현실화된 이후에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을 비판하기만 할 뿐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미 NBC 방송은 이날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 자신이 뛰어난 협상력을 갖고 있다고 과시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국면에서는 실종됐다"며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정부 문을 다시 열게 하기 위한 협상에서 '진정한 선수'로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에 돌발적 양보를 할까 봐 백악관 참모들이 대통령의 언론 노출과 민주당과의 소통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이민 정책에 대해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면서 "이유가 어떻든 대통령이 셧다운 해결을 위한 여야 간 논의에서 빠져 있는 게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민주당 인사들뿐 아니라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 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인사들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정책과 관련해 정확히 어떤 입장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할 수 있는 이민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어떤 조치에 서명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참모들은 "대통령이 원하는 건 분명하다"며 일제히 엄호에 나서며 방어벽을 쳤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ABC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정확히 원하는 게 뭔지 분명히 이야기해왔으며, 이해를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의회에 사람을 보낼 수도 있다"며 "대통령은 다카(DACA·불법 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에 대해 합의를 하길 원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급하고 중요한 것은 정부 문을 다시 여는 것"이라며 "셧다운이 해결되자마자 책임 있는 이민 개혁에 대해 기꺼이 협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도 폭스뉴스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보다 이민 정책에 대해 더 명확한 입장을 밝혀온 사람이 없다"고 가세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에는 협상에서 한발 물러나 현 상태에서 정부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협상 문제에도 여전히 적극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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