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 내년말까지 예루살렘 이전"(종합)

입력 2018-01-22 23:08
펜스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 내년말까지 예루살렘 이전"(종합)

이스라엘 의회서 연설…아랍계 의원들은 항의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내년까지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있는 대사관을 내년 말까지 이전하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을 향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해 이스라엘과 평화회담을 재개할 것으로 촉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하고 대사관 이전을 지시했다.

유엔은 1947년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어느 국가에 속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규정했다.

또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에 자국 수도로 삼기를 원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이 아닌 지중해와 맞닿은 경제도시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앞으로 미국대사관 이전 작업이 실제로 진행되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펜스 부통령의 연설 도중 소동이 있었다.

이스라엘 의회의 아랍계 의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라고 적힌 종이를 손으로 높이 들고 읽었다가 퇴장조치를 당했다.



펜스 부통령은 크네세트 연설에 앞서 이날 오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 있는 것이 큰 영광"이라며 "우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노력하는, 새로운 시대의 '새벽'에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고마움을 표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동맹 관계가 지금처럼 강력했던 적이 없었다"고 화답했다.



중동 순방에 나선 펜스 부통령은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미국 입장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지만, 이스라엘 방문에서는 국빈급 환대를 받았다.

펜스 부통령은 23일에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을 면담하고 '통곡의 벽'과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찾을 계획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펜스 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에 반발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이 도착한 21일 밤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항의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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