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좋던 감귤 군납, 시중가 높아 밑지는 장사 됐다

입력 2018-01-22 17:25
재미 좋던 감귤 군납, 시중가 높아 밑지는 장사 됐다

군납 농협들, 적자 보전 요구…제주도, "1회성 보전 안 돼"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올해산 감귤값이 평년에 비해 높게 형성되면서 감귤 군납을 맡은 제주 지역농협들이 군납 단가를 뛰어넘는 농가 수취 단가와 추가 발생 물류비 등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감귤 군납을 맡은 중문농협과 조천농협은 이달 초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군납 감귤에 대한 물류비 등 손실액 지원을 요구했다.

조천농협은 1군·2군사령부, 중문농협은 3군·5군사령부와 해군에 납품하는 대표 지역농협을 맡아 각각 1천892t과 1천622t을 올해 2월까지 보내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산 감귤 군납 납품단가는 ㎏당 1천636원으로 이미 정해진 반면 이들 농협의 농가 감귤 수취 단가는 납품단가를 훌쩍 뛰어넘는 ㎏당 1천730원 안팎까지 치솟은 것.

감귤 군납 단가는 지지난해와 지난해의 가격을 바탕으로 산정된다.

최근 2년간 이들 두 지역농협은 시중 감귤값 약세에 힘입어 감귤 군납을 통해 짭짤한 이득을 남겼지만 올해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농가 수취가의 납품가 역전에다 군부대가 위치하는 지리적 여건의 특성상 여기에 10㎏당 3천원 이상의 운송비가 더 들어가니 이들 지역농협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2천200여t에 비해 올해엔 3천514t으로 계약 물량마저 크게 늘어 군납을 맡은 농협들은 6억원 가량의 적자를 면치 못할 상황이다.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군납 감귤의 경우 포장·운송비까지 더해 1㎏ 당 평균 400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어 해당 지역농협 관계자가 도에 물류비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농축산식품국 감귤진흥과 관계자는 "지방비로 군납 감귤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유통물량 조절과 홍보 효과 등 감귤 군납의 특수성을 감안해 감귤 군납 가격 결정 시 물류비를 포함해 가격을 결정한다거나, 물류비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감귤 군납에 대한 장기적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문농협과 조천농협의 손실액 보전 요구가 알려지자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제주도연합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감귤가격이 폭락한 지난해 군납으로 수익이 발생했을 때 모든 이익을 독식하던 모습은 잊어버린 행태"라며 "제주도는 지원 근거조차 없는 손실금 보전 요청을 거절하라"고 주문했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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