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합류한 韓농구, 숙적 중국·이란을 넘어설 수 있을까
매번 골 밑에서 밀렸던 중국, 이란전…라틀리프 합류로 높이 경쟁력 강화
허재 감독의 '빅맨 라인업' 업그레이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가 한국 국적 취득함에 따라 허재 감독 이끄는 남자 농구 대표팀의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
각종 국제대회마다 번번이 무릎 꿇었던 이란과 중국과도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 농구에게 이란과 중국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대표팀은 218㎝의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앞세운 이란과 평균 신장이 200㎝가 넘는 중국의 '만리장성 농구'에 막혀 중요한 순간마다 눈물을 흘렸다.
기량 차도 컸다. 대표팀은 지난 2016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에서 이란과 두 차례 만났는데 모두 대패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7-46, 27-64로 크게 뒤지며 30점 차 이상 완패했다. 중국과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표팀 허재 감독은 제공권 강화 없이는 두 팀을 상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높이의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김선형(SK·187㎝), 박찬희(전자랜드·190㎝), 전준범(현대모비스·194㎝) 등 장신 가드들로 외곽을 꾸렸고, 높이와 힘을 겸비한 최준용(SK·200㎝)도 가드로 활용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최근 이란, 중국전에서 조금씩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 2017 FIBA 아시아컵 준결승 이란과 경기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81-87로 접전을 펼쳤다.
당시 대표팀은 팀 리바운드 30개를 잡아 38개의 이란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열린 2019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중국과 경기에서는 팀 리바운드 29-39를 기록하며 81-92로 석패했다.
중국 왕제린(208㎝)에게 리바운드 11개를 내줬지만, 골 밑이 완전히 밀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장신 라인업'으로 이란, 중국 농구를 추격하고 있는 한국 농구 대표팀에 라틀리프는 단비 같은 존재다.
현재 대표팀 골 밑은 오세근(인삼공사·200㎝), 이종현(현대모비스·203㎝)·이승현(상무·197㎝), 김종규(207㎝·LG) 등이 지키고 있는데, 이중 몸싸움 능력까지 겸비한 선수는 오세근, 이승현 정도다.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탄력과 파워를 고루 갖춘 라틀리프가 합류할 경우 골 밑 자원을 비교적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라틀리프는 2012년부터 국내 프로농구를 뛰고 있어 기존 선수들과 호흡 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 아울러 국내 농구 전략과 전술 이해도도 빠르다.
일단 라틀리프는 다음 달 23일과 26일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홍콩, 뉴질랜드 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전망이다.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기대된다.
한편 허재호는 FIBA 월드컵 1라운드에서 조 3위 이상에 올라야 2라운드에 진출한다.
이후 내년 8월 중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에서 아시아 팀 중 1위를 해야 2020년 도쿄올림픽에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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