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여관참사' 희생자 6명 모두 질식사 추정"

입력 2018-01-22 16:50
수정 2018-01-22 20:17
국과수 "'여관참사' 희생자 6명 모두 질식사 추정"

1차 부검결과…"세 모녀 시신훼손 심각…신원확인 DNA 검사 필요"

경찰 "방화용의자, 정신병력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에서 벌어진 방화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 6명은 모두 연기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 소견이 나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22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희생자 6명에 대한 부검을 한 결과 "전형적인 화재로 인한 사망이라는 1차 부검 소견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여관 1층 객실에 투숙했다가 숨진 박모(34)씨와 14세, 11세 두 딸의 신원에 대해 "정황상 인적사항은 맞지만, 신원 확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이 훼손됐다"며 "정확한 신원 확인은 DNA 검사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DNA 검사가 끝난 뒤 (장례를 위해) 전남 장흥으로 내려갈지 결정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달 15일 전남 장흥에 있는 집을 떠나 여행 중이었던 박씨 모녀는 국내 다른 여행지를 경유해 이달 19일 서울에 도착했고, 서울장여관 105호를 숙소로 정해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에 화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시각이 새벽 시간인 점, 시신이 방 안에서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경찰은 세 모녀가 잠을 자던 중 화마에 희생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희생자 가운데 김모(54)씨 빈소는 구로성심병원 장례식장, 이모(61년생)씨 빈소는 성남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또 다른 희생자 김모(53)씨 빈소는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4일이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에서 난 불로 박씨 세 모녀를 비롯한 6명이 숨지고 진모(51)씨 등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방화 피의자 유모(53)씨는 20일 오전 3시께 술을 마신 뒤 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홧김에 근처 주유소에서 산 휘발유를 여관에 뿌리고 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유 씨는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 자신의 범행임을 알렸으며, 경찰은 현존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21일 유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22일 전날 구속된 유씨를 상대로 2차 조사를 했다.

유씨는 '왜 자수를 했느냐'는 질문에 "'펑' 터지는 소리가 나서 도망가다가 나도 모르게 112 신고를 했다. 지금도 멍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씨는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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