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국 호텔투숙 공포…"외국침입자 처단" 테러표적화
탈레반, 카불 고급호텔 침투해 외국인 14명 살해
아프간·소말리아·튀니지 등 고급호텔 테러사건 속출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호텔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발생한 인질극으로 최소 18명이 숨지는 등 최근 수년간 저개발국의 고급 호텔들이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표적이 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AFP통신은 21일 지난 10년간 저개발국의 주요 호텔을 겨냥한 무장단체들의 테러 사건을 정리했다.
통신에 따르면 카불에서는 최근 수년간 아프간 정부와 내전을 벌이고 있는 무장세력 탈레반의 호텔 테러가 이어졌다.
지난 20일 오후 9시께 카불 인터컨티넨탈 호텔 인질극은 탈레반 무장괴한들이 소형 화기와 유탄 발사기로 무장하고 호텔에 난입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이 총기를 난사하고 호텔 직원과 투숙객을 인질로 정부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을 포함해 최소 18명이 숨졌다고 아프간 보건부 대변인이 밝혔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외신들은 외국인 사망자가 14명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배후를 자처하는 성명을 통해 "외국인 침입자 수십명과 그들의 괴뢰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8월에는 탈레반 무장대원이 카불 국제공항과 가까운 노스게이트 호텔에서 차량 폭탄 테러와 총격전을 벌여 경찰 1명이 숨지기도 했다.
2008년 1월에는 요나스 가르 스퇴레 당시 노르웨이 외무장관이 묵고 있던 카불 중심가의 5성급 세레나 호텔에서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폭탄과 소총 공격을 가해 최소 6명이 숨졌다.
이 호텔은 2014년 3월에도 탈레반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AFP통신 기자와 가족을 비롯해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말리아 모가디슈 일대 호텔에서는 지난 10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차량 폭탄 테러와 무장괴한의 총격이 잇따랐다.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최소 28명의 목숨을 앗아간 소말리아 국회 인근 다야호텔 테러를 비롯해 10여차례에 걸친 알샤바브의 호텔 테러로 1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016년 3월 리조트 그랑바상에 무장괴한들이 침입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 19명이 숨졌는데 당시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가 배후를 자처했다.
AQIM은 주로 말리,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 등을 중심으로 테러 공격을 감행해왔다.
아프리카 서부 내륙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스플렌디드 호텔에서 2016년 1월 30명의 인명피해를 낳은 테러 공격도 AQIM이 연계단체인 알무라비툰과 함께 벌였다고 주장했다.
2015년 11월 말리 수도 바마코의 고급호텔 래디슨블루에서는 알무라비툰 소속 무장괴한들이 9시간동안 투숙객과 직원을 인질로 잡고 정부군과 대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인 14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숨졌다.
2015년 6월 튀니지의 휴양지 수스의 유명 리조트 포트 엘 칸타오우이에서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격에 영국인 관광객 30명을 포함해 관광객 38명이 숨졌다.
IS는 2015년 1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고급호텔 코린티아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외국인 5명을 포함해 9명이 숨졌다.
이보다 앞선 2010년 1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팔레스타인·바벨·함라 등 3개 호텔을 겨냥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36명이 죽고 7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2009년 7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업무지구 내 리츠칼튼 호텔과 메리어트 호텔을 겨냥한 동시 자살폭탄 테러로 9명이 사망했다.
2008년 11월 인도 경제 중심지 뭄바이에서는 고급호텔과 중앙역 등을 겨냥한 폭탄 테러와 총기 공격으로 16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 과격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가 배후라고 주장했다.
2008년 9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폭발물 600㎏을 실은 트럭이 메리어트 호텔로 돌진한 자살폭탄 테러 공격으로 체코 대사를 비롯해 60명이 숨졌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