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보자" 호텔 모여든 주민…北점검단 이틀째 일정 돌입
검은색 원피스 정장 차림의 현송월…왼쪽 가슴엔 김일성 부자 배지
스카이베이 호텔 VIP룸서 1박·조식…강릉역에서 KTX 타고 이동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이종건 이재현 기자 =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전날 묵었던 강릉에서 출발해 방남 이틀째 일정을 이어갔다.
현 단장 일행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강릉 스카이베이 경포 호텔을 출발해 오전 9시 10분께 강릉역에 도착한다.
이어 오전 9시 20분께 강릉역에서 KTX를 이용해 서울로 간 뒤 강릉에서와 마찬가지로 서울의 공연장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방남 첫날인 지난 21일 낮 12시 46분 강릉역 도착 후 오후 6시 15분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 현 단장 일행은 강릉 스카이베이 경포 호텔 19층 VIP 룸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경찰은 순찰차를 비롯한 2인 1조 경비 병력을 배치해 밤새 호텔 외곽 경비를 펼쳤다.
이날 오전 8시께 호텔 1층 레스토랑 원에서 조식을 한 현 단장은 검은색 원피스 정장을 착용했다.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새겨진 배지를 달았다.
현송월은 전날 어두운색 롱코트와 모피 목도리에 앵클부츠를 신고 강릉으로 이동했다.
레스토랑 입구에서는 정부 측 관계자가 일반 투숙객과 칸막이로 분리된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현 단장 일행을 안내했다. 조식은 황태해장국으로 알려졌다.
또 호텔 밖에서 레스토랑을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를 내려놓기도 했다.
전날 현 단장 일행의 방문에 도시 전체가 들썩거린 강릉은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점검단을 보려는 시민들이 호텔과 강릉역에 몰려와 큰 관심을 보였다.
일부 주민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블라인드가 내려진 창틈 사이로 현 단장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경화(52·여·강릉시)씨는 "역사적인 순간에 직접 와서 보니 흥분이 된다"며 "강릉역까지 따라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첫날 일정에서 현 단장 일행은 강릉시민의 환영과 강릉 아트센터공연 시설에 대체로 만족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아트센터 점검 과정에서 현 단장과 만난 최성일 강릉시 올림픽대회 추진단장은 "현 단장이 시설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보였다"며 "자신을 비롯한 점검단 환영과 관련해 '강릉시민들이 따뜻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릉 아트센터에서는 2시간 30분가량 머물면서 음향부터 의상실까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반면 황영조 기념 체육관에서는 10분 정도밖에 머물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측이 강릉 공연 장소로 강릉 아트센터를 사실상 낙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삼지연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서울과 강릉에서 1차례씩 공연하기로 돼 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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