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참모총장, 터키군 시리아 진격 작전에 "주권침해 안돼"
터키군 참모총장과 통화…터키 총장 "자위권 차원 작전" 주장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은 터키 정부가 테러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 일대를 공격한 데 대해 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21일(현지시간) 우려를 나타냈다.
이란군 참모총장 모하마드 베게리 소장은 이날 훌루시 아카르 터키군 참모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터키군은 시리아 북서부 내 군사작전으로 시리아의 영토 보존과 독립적인 주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작전은 시리아와 이슬람권의 적들, 특히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자신의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 상황을 악용하는 길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된 아스타나 평화협상이 악영향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터키는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아스타나 평화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카르 터키군 참모총장은 이번 작전이 자국의 자위권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리아의 영토권을 존중한다고 답했다.
이란 외무부도 이날 "터키군의 시리아 아프린 내 작전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신속히 작전을 종료해 터키와 시리아 국경 지대에서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터키군은 20일부터 자국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 지역을 공군과 지상군을 동원해 공격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번 작전의 목표가 아프린 지역의 테러조직을 섬멸해 국경지대에 폭 30㎞의 완충지대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작전지역은 시리아 쿠르드 지역으로, 주 표적은 터키 정부가 테러조직으로 여기는 쿠르드계 무장조직 '인민수비대'(YPG)다.
이 때문에 터키 정부가 테러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앞장섰던 YPG를 와해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리아 정부는 YPG와 적대적이면서도 터키군의 자국 내 군사작전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은 시리아 내 쿠르드족 위축을 원하지만, 동시에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터키와도 안보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이번 작전에 애매한 원론적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군은 자국 내 쿠르드 무장정파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소탕한다면서 이라크 북부 국경을 월경해 종종 폭격했고, 지난해엔 이라크내 투르크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 모술 북부까지 지상군을 투입해 이라크 정부와도 마찰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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