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중앙정부-쿠르드 수뇌부, 반목 4개월 만에 첫 회동
지난해 9월 말 쿠르드자치정부 독립투표 뒤 갈등
이라크총리, KRG 자치권 축소 요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와 네치르반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KRG)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회동했다고 이라크 총리실이 밝혔다.
지난해 9월 KRG가 중앙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리·독립 투표를 시행한 뒤 양측의 수뇌부가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정부는 KRG가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약 3주 뒤인 지난해 10월 KRG가 사실상 관할권을 행사했던 키르쿠크 주(州)를 전격 군사 공격해 KRG 군조직 페슈메르가를 몰아내면서 압박했다.
또 KRG와 인접한 이란, 터키 정부와 공조해 쿠르드자치지역과 가까운 국경 지대에 군대를 배치하고, 육상 국경과 아르빌 국제공항을 봉쇄했다.
KRG는 분리·독립 투표 뒤 이를 발판으로 중앙정부와 주권 국가 수립의 정치적 일정을 협상하려 했으나 중앙정부의 강한 압박으로 결과적으로 기존 자치권과 자치지역까지 축소되는 '역풍'을 맞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알아바디 총리는 쿠르드자치지역과 주민이 통합된 이라크 연방권에 속했다면서 KRG의 독립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라크 북동부에 걸친 쿠르드자치지역의 국경 통로, 공항을 이라크 중앙정부가 관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쿠르드자치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의 권한을 모두 복원한 뒤 아르빌 국제공항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이 지역에서 산출되는 원유도 중앙정부의 석유부가 운영하는 국영판매사(SOMO)를 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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