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위조 여권·비자 '납품' 파키스탄인 태국서 검거

입력 2018-01-20 09:50
IS에 위조 여권·비자 '납품' 파키스탄인 태국서 검거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첩보원들에게 위조된 여권과 비자를 공급해온 파키스탄인이 태국에서 검거됐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태국 경찰은 지난 14일 수도 방콕 외곽에 거주하는 파키스탄 국적의 모함마드 이크발(52)을 여권 위조 및 위조 여권 유통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될 당시 그는 위조된 다수의 싱가포르 및 인도 여권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비자 위조용 동판 및 코팅기계 등도 보유하고 있었다.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는 그의 신원이 공개되기 전 "(여권 위조) 용의자는 IS 첩보원이 중동에서 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위조 비자와 여권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태국 이민청 고위 관리인 수띠퐁 봉핀트는 "그는 태국을 근거지로 10년 넘게 위조 여권과 비자를 만들어 공급해왔다"며 "그는 IS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과 단체에 위조 서류를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태국이 여권과 비자 등 여행서류 위조의 근거지로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사건이 벌어진 뒤부터다.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은 2014년 3월 8일 승객과 승무원 등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이륙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인도양으로 기수를 돌린 뒤 그대로 실종됐다.

실종기에는 태국에서 위조된 유럽 여권을 소지한 이란인 2명이 타고 있었다.

이후 태국 경찰은 국제 여권 위조 조직에 대한 수사를 통해 지난 2016년 '닥터 패스포트'(Doctor Passport)라는 별명으로 25년 이상 태국에서 위조 여권을 제작해온 이란 국적의 남성을 체포한 바 있다.

이번에 검거된 파키스탄 남성도 '닥터 패스포트'와 연계해 활동해온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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